넷월드 인터롭 2000 행사 스케치

○…지난 9일부터 제품 전시회가 시작된 「넷월드+인터롭 2000」에서는 장내홍보뿐 아니라 이보다 더 뜨거운 장외홍보로 참관객들의 주목을 받는 이채를 연출. 미국의 기가비트 이더넷 전문업체인 파운드리네트웍스는 전시장 주차장에 슈퍼맨 복장의 초대형 인형을 전시해 참관객의 시선을 끌었으며, 최근 알카텔에 인수된 뉴브리지도 대형 트레일로를 주차장에 세우고 자사의 장비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눈길끌기 홍보작전으로 참관객들의 시선을 붙잡아 두기도. 컨벤션센터 외벽에는 시스코·인텔·노키아·노텔네트웍스·익스트림 등 여러 업체의 전시테마가 담겨있는 플래카드가 주렁주렁 달려 전시회의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며 주최측이 운영하는 셔틀버스마다 행사에 참가한 네트워크 업체의 광고판이 부착, 시내 전체가 전시회 열기를 고조시키기 경쟁 속에 휩싸인 듯한 양상.

○…이번 행사의 첫번째 기조 발언자로 선정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전임 회장은 『인터넷은 향후 5년내에 인터넷 전체 역사보다 더 많은 변화를 발생시키게 될 것』이라며 『인터넷에서 소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요구됐으나 벽에 부딪혔던 기술적인 한계들이 곧 극복될 것』이라고 전망. 그러나 이후 연설에서 MS사의 관련 제품 홍보 위주의 기조 발언이 진행되자 경청하던 기자들 가운데 일부가 자리를 뜨기도 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연설이 이어져 다소 맥빠진 기조연설이 되기도.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을 끈 업체 중의 하나는 전시회 직전에 57억달러라는 큰 금액으로 시스코사에 인수된 애로포인트커뮤니케이션스. 이 회사의 전시부스는 제품소개보다는 삼삼오오 모여 회사의 향배에 촉각을 기울이는 직원들의 모습으로 참관객들에게 더욱 인상적으로 부각될 것같은 분위기로 가득. 행사 첫날 내내 전시회장을 떠나지 않은 애로포인트의 쳉우 회장은 이미 전시회에는 관심을 잃은 모습. 반면 애로포인트 맞은 편에 자리한 경쟁업체인 알테온웹시스템스는 밀려오는 참관객들에게 자사 제품을 일일이 설명하는 열성을 보였으며 회사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매각된 애로포인트의 분위기와 극명한 대조.

○…올 행사는 전시 관계자와 참관객들로부터 「트레이드쇼란 이런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는 등 고무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 우선 주최측이 마련한 20여개의 세미나는 물론 40여개의 회의실에서는 각 업체의 잇단 기술발표회가 있었으며 이 또한 마케팅 담당자, 엔지니어, 구매담당자 등 모든 참관객이 나름대로 시간을 배정하면 중복없이 최대한 세미나를 경청할 수 있도록 배려. 또 전시장 내부에서도 극히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행사에 기술세미나 형식의 이벤트가 동반 진행돼 전시회하면 도우미가 생각나는 국내의 트레이드쇼와 대조. 노텔네트웍스는 전시장내 기술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주위업체에 소음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참석자에게 헤드폰을 제공, 다른 전시업체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기도. 새로운 기술만을 모아서 소개하는 「iLabs」행사는 「넷월드+인터롭2000」을 계기로 이 전시회만의 독특한 행사로 자리매김. 이번 iLabs에서는 다중프로토콜라벨스위칭(MPLS), IP멀티캐스팅, 서비스품질(QoS)에 관한 각 업체들의 상호 호환성 테스트가 실현됐으며 시스코 엔지니어와 노텔 엔지니어가 함께 작업하는 드문 모습까지 등장.

○…삼성전자의 미국법인인 STA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전시참가업체들이 신규 출품업체들이 모여있는 「스타트업 시티」에 보금자리를 마련, 세계를 무대로 한 기술력 과시에 바쁜 모습.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장비를 출품한 사이버스페이스링크 그룹은 이에스더 회장이 직접 한복을 차려입고 참관객을 맞아 한국업체라는 점을 강조. LG정보통신은 IP PBX와 MSDSL 그리고 네트워크 장비를 전시했으며 현지 진행요원까지 두고 고객을 맞이할 준비에 철저한 모습. 다인텔레콤은 홈PNA장비를 전시, 아시아지역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호림테크널러지는 비동기전송모드(ATM)장비를 출품, 미국내 후발통신사업자로부터 문의가 쇄도하기도. LG정보통신의 구자웅 상무는 『넷월드 인터롭 쇼가 국내업체들이 취약한 기업용 네트워크 시장에 중심을 두고 있는데다가 참가업체들이 각자 독립적인 부스로 참가, 한국의 네트워크 산업을 알린다는 취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내년에는 기업시장 중심의 제품전시와 이스라엘처럼 국가관 형태의 전시회 참가를 추진하겠다』고 전언.

<라스베이거스=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