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미디어캐스트2000, 방송·통신 융합의 물결>(상)위성수신용 세트톱박스의 디?

「브로드캐스트(broadcast)에서 광대역 인터액티브(interactive)로의 이동.」 15일(현지시각) 개막돼 3일간 영국 런던 얼스코트 제 2 전시관에서 열리는 케이블·위성 서비스 및 장비 전시회인 미디어캐스트 2000(Cable&Satellite Mediacast 2000)의 화두다. 일방적으로 널리 전달하는 데 그쳐온 방송이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주고 받는 광대역 통신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캐스트 2000을 통해 바라본 방송·통신 융합 및 양방향 통신화의 경향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당신의 TV로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미디어캐스트 2000에 참가한 전세계 케이블·위성 사업자들이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관련 사업자들은 인터넷 검색(브라우징)·홈쇼핑·홈뱅킹·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등 점점 똑똑해지고 있는 TV의 모습을 제시하며 관련 서비스의 대중화를 앞당길 태세다. 이에 대응해 방송·통신 융합을 이끌 각종 기술과 장치를 소개하는 국내외 장비 업체들의 열기도 뜨겁다.

이번 미디어캐스트 2000에는 유럽온라인(EOL)·아스트라(ASTRA)·유텔샛(Eutelsat)·에코스타(Echostar)·카날플러스(Canal+)·인텔샛(Intelsat) 등 전세계 주요 위성 방송·통신사업자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비교적 간단한 전자상거래 기능을 구현하는 「TV로 인터넷 솔루션」들을 소개함과 동시에 가까운 미래에 구현될 방송·통신 융합시대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흡사 『미래의 TV는 사용이 까다롭지 않은 컴퓨터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위성방송 수신용 댁내장비(세트톱박스)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변하고 있다. 그 동안 전세계 위성방송서비스를 이끌어온 단순수신(Free To Air)형 세트톱박스는 더 이상 전세계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유료 위성방송을 운용하기 위한 솔루션인 제한수신시스템(Conditional Access System)을 장착하는 것은 기본으로 인식되고, 아예 여타 매체들과 디지털 기술로 연계돼 양방향TV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도 전시 품목을 디지털형 제품으로 대폭 물갈이 했다. 특히 케이블모뎀·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홈PNA 등 인터넷 접속용 단말기들을 디지털 세트톱박스와 함께 전시함으로써 「세트톱박스+알파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위성수신용 세트톱박스의 디지털화뿐만 아니라 장차 인터넷 속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력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제품 전시경향은 유독 한국업체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다른 나라들보다 한 발 앞선 방송·통신 융합의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디지털 세트톱박스는 아직까지 고화질 위성방송이나 디지털TV를 위한 솔루션으로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1∼3년 내에 본격적인 양방향TV 솔루션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예측에 토를 다는 이는 없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최근 부흥하고 있는 「인터넷TV용 세트톱박스」라는 틈새형 제품까지 갖추고 있어 방송·통신 융합의 선두주자로 빠르게 부상할 전망이다.

<런던=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