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벨은 그러한 보호 공간을 「내부 벤처기업(intraventures)」, 또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내부 창업가(intrapreneurs)」라고 부른다. 그와 그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하이디 메이슨은 기업들이 그 같은 벤처를 설립해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함께 지원하기도 했다. 그 일의 중심에는 벨-메이슨 기업진단(Bell-Mason Diagnostic)이라고 하는, 12개의 다각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벤처와 관련된 위험을 평가하는 정교한 전문가 시스템이 있다. 벨과 메이슨은 이 진단 시스템을 이용해 벤처기업의 성장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마다 그때 그때의 상태를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수백개의 다른 벤처기업과 비교함으로써 언제 어디서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금방 결정할 수 있다.
모형을 개발하는 공간을 적절히 보호하지 못하면 미래를 현재의 패러다임에 끼워 맞추려 하는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 바클레이스퀘어(BarclaySquare)와 같은 가상 쇼핑몰은 처음에 쇼핑(매장, 상품, 쇼핑 바구니, 계산)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단순히 디지털로 재현하는 것에서 출발해도 무방했지만 이젠 가상공간의 새로운 환경을 빨리 반영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또 다른 가상 쇼핑몰인 MCI 마켓플레이스는 단순히 입점업체들의 온라인 카탈로그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해 점차 시들해지다가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반면 바클레이스퀘어는 고객들의 쇼핑경험에 새로운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의 이용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또 만화 출판사 마블엔터테인먼트그룹(Marvel Entertainment Group)은 디지털 출판과 유통에서 제살깎기식의 무모한 경험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이 업체는 몇 년 전 새 만화책이 출간되기 몇 주 앞서 이의 초판을 인터넷에 미리 공개한 것이다. 지금 만화책은 디지털로 색칠되어 있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색채기술이 발달돼 있어 컴퓨터 화면으로 보는 것이 훨씬 나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마블의 이 같은 실험결과 「진짜」 만화책은 놀라운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이후 회사는 AOL을 통해 매주 「사이버 만화」만 온라인으로 제공해 곧바로 인터넷으로 확산되도록 하는 디지털 실험을 계속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간단한 실험에서 마블은 귀중한 교훈을 얻었는데 그것은 정보자산에 관한 것이었다. 즉 「콘텐츠」 회사의 진정한 가치는 판매할 수 있는 인공물(소프트웨어 패키지, 잡지, 비디오테이프 등)이 얼마나 많으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자신들의 지적재산으로부터 최대한의 수확을 거둘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마블의 경우 그것은 바로 캐릭터와 이야기였다. 이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거기서 거둔 수확은 회사의 가치사슬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수 있는 것이다.
모형을 개발하면서 당신은 비전을 가다듬고 그것을 이루어 가는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이 시점에서 기업들은 더 이상 디지털 전략을 기존의 전략이나 현재의 기업 운영방식 및 사업모델과 따로 떼어놓을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관계에 관해 얘기하자면 관계는 변화한다. 미래를 상상하면 미래가 창조된다.
킬러앱을 풀어놓는 마지막 단계는 바로 지금까지 해 온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모형은 점점 더 초점이 분명하고 정교해지며 당신이 정해놓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통합해 나간다. 또한 갈수록 공공성(public)이 강해지면서 당신의 더 많은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보조 채널로든 아니면 현재의 거래방식에 대한 대체 채널로든 그것을 이용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