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업자의 단말기 보조금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5월 초 현재 최고 33만원 가량의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동통신 대리점에 따르면 사업자마다 최소 12만원에서 많게는 33만원 수준의 단말기 보조금과 장려금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급하고 있다. 도표 참조
단말기 보조금 지급형태는 장려금·수수료가 기본적이다. 이외에도 예비비·영업지원비 등이 편성돼 실제 대리점 단말기 판매가격이 이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단말기 보조금액이 가장 많은 사업자는 LG텔레콤. 한국통신프리텔과 신세기통신이 비슷한 수준으로 그 뒤를 유지하고 있다.
LG텔레콤은 평균 27만원에서 33만원 가량의 단말기 보조금을 사용하고 있다. 다른 사업자에 비해 장려금을 줄이는 대신에 수수료를 많이 지급하는 방법을 애용한다.
LG텔레콤은 대리점 출고가격이 45만1000원인 삼성전자의 「SPH-M2500」에 대해 장려금 명목으로 15만2000원, 수수료로 18만5000원 가량을 지급하고 있다. 무려 33만7000원을 단말기 보조금 형태로 지급한 셈이다.
LG텔레콤은 「SPH-I1150」에 33만5000원, LG정보통신 「i plus」에 32만9000 가량의 단말기 보조금을 사용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로서 가장 높은 단말기 보조금 제도를 시행중이다.
SK텔레콤은 자사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중인 스카이 「IM1200」 모델에 기본 장려금 15만3200원과 추가 장려금 5만5000원을 사용한다. 출고가가 32만5000원인 「IM1200」은 기본·추가 장려금으로 단말기 가격이 인하돼 10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SCH 8000」에는 기본 장려금 23만원, 추가 장려금 5만5000원 등 무려 28만5000원 가량의 단말기 보조금이 지급된다. 이 단말기 출고가격은 37만9500원이지만 보조금 덕택에 현재 시중에서 9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판매된다. 이달들어 단말기 보조금을 줄인 것으로 알려진 SK텔레콤은 외부에 알려진 바와는 달리 20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도 「SPH-A1100」에 대해 장려금 23만8000원, 수수료 2만9000원 등 총 26만7000원을 지원한다. 여기에 대리점의 판매장려금 등이 첨부돼 27만5000원짜리인 이 단말기는 일부 대리점에서 「공짜폰」으로 제공되고 있다. 한통프리텔은 최근 출시한 「KTF-3016」에도 22만3000원의 장려금, 2만9000원을 수수료로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과의 기업결합이 승인된 신세기통신도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세기통신은 29만7000원인 「SCH-7600」에 26만4000원의 장려금과 2만5000원의 대리점 판매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젊은 세대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산요(SANYO)」 모델도 23만7000원의 장려금, 2만5000원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이 때문에 출고가가 28만6000원인 「산요」는 2만원 정도에 소비자 손에 들어간다.
한솔엠닷컴도 「SPH-M1000」에 22만7000원의 장려금과 2만8000의 수수료를 지급중이다. 25만3000원짜리인 「디코어(Decore) 85」도 22만7000원의 장려금과 2만8000의 수수료로 인해 2600원 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단말기 보조금 제도는 외부에 알려진 15만원에서 20만원 수준을 크게 넘어서고 있어 사업자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텔레콤 남용 사장은 『높은 단말기 보조금 제도가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연 500만대의 사용 가능한 단말기가 폐기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사장은 『특히 주요 부품이 일본 등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어 99년 한 해 동안 1조8000여억원의 국부가 유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