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덕밸리의 함정

대덕밸리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테헤란밸리의 그늘에 가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대덕밸리에서 변화의 몸짓이 새롭게 시작된 것이다.

연구풍토가 정착된 이 곳에 자생적으로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발족한 「21세기 프라자」가 대표적 케이스다.

대전·충청권에 흩어진 벤처기업간 「모임의 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 21세기 프라자의 궁극적 목표다.

많은 이들이 대덕밸리의 잠재된 역량을 한 데 아우를 수 있는 일대 전환점으로 인식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에도 함정은 있다.

대다수의 업체가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통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보가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대덕밸리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무관심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벤처인이 얼마나 될까.

지금처럼 벤처산업의 주변 여건이 시시각각 급변하고 있는 현실적 상황에서 정보교류는 필수적이다.

물론 제품 개발에 몰두하다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점도 어느정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이제는 눈을 돌려 주위를 둘러 보는 여유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일부 대기업이 대덕밸리에 벤처 인큐베이터 및 Post-TBI 설립안을 두고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가는 등 서울에서 대덕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이 지역의 잠재된 역량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대덕밸리의 무한한 힘은 「모래알」이 아닌 결집된 역량에서 나올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