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언> 사이버공간과 민주주의

지난해 코소보전쟁 당시 핍박받던 알바니아계의 사정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고, 유고 정부의 방송국 폐쇄조치에도 불구하고 전세계가 전황을 상세히 알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인터넷의 힘 때문이다. 현대전에 있어 그 첨병역할을 인터넷이 수행한 것이다. 가히 사이버의 위력을 실감케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총선에서도 사이버공간을 통한 낙천·낙선운동과 각 정당 및 후보들의 선거전이 치열했다. 총선 연대의 낙천·낙선 운동에 힘을 실어주었던 것은 바로 네티즌들의 주권운동인 여론몰이, 즉 사이버크라시의 위력을 실감케 한 예가 될 것이다.

현재 사이버공간에는 안티동호회모임과 소비자단체모임 등 많은 네티즌 단체가 결성되어 지난 총선에서와 같이 사회적 현안과 모순점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들 단체는 개혁 성향이 강하고 결집력이 강하기 때문에 사이버 공간에서의 파워가 현실세계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물론 사이버공간의 여론 형성이 전체의 공익보다는 이익집단만을 대변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사이버크라시가 디지털시대 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새로운 하나의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엄태완 twuhm@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