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 ADSL 중소기업 물량 확대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 등 국내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서비스 사업자가 하반기부터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한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모뎀을 구매한다.

이에 따라 하반기 총 100만 회선으로 예상되는 국내 ADSL 모뎀 수요 중 40만∼50만대 정도가 국내 중소업체 몫으로 배정될 것으로 보여 ADSL 장비 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한국통신은 최근 ADSL 사업자 장비인 DSLAM과 가입자용 모뎀을 턴키로 조달했던 구매방침을 변경, DSLAM 공급업체가 국내 중소업체의 ADSL 모뎀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조달해 공급하도록 권유했다. 또 광가입자(FLC)망 장비 형태의 ADSL 장비에서도 장비공급업체가 중소업체의 ADSL 모뎀을 OEM으로 조달해 공급하는 것을 허용했다.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현대·삼성·성미·청호·KMW 등 ADSL 장비 공급업체에 이 같은 방침을 통보했으며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특히 하반기부터는 현재 공급받는 외장형 모뎀 외에 국내 중소업체가 주로 개발해온 내장형 ADSL 모뎀을 본격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대전자는 이미 6개사의 협력업체를 선정한 바 있으며 삼성전자·성미·청호 등 다른 장비공급 업체도 협력사 선정작업에 착수했거나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통신은 국내 중소기업 모뎀 구입과 관련, 자체 벤치마크테스트는 진행하지 않는 대신 조달업체가 중소기업으로부터 공급받는 모뎀 품질을 책임지도록 요청했다.

그 동안 ADSL 장비 전량을 해외장비업체로부터 공급받아왔던 하나로통신도 올 하반기부터 국내 중소업체의 ADSL 모뎀을 구매할 계획이다. 하나로통신의 한 관계자는 『올해 구매키로 했던 50만 회선분의 물량구매가 이미 완료됐으나 가입자 증가로 인해 추가물량이 발생했다』며 『추가물량에 대해 단말기 부문은 국내 업체에 기회를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로통신은 오는 6월 국내 업체들의 제품에 대해 자체적으로 벤치마크테스트를 진행해 9월부터는 국산 모뎀을 구입, 가입자에게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하나로통신은 ADSL 사업자 장비와 모뎀 부문을 분리 구매해왔으나 DSLAM 부문은 알카텔과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모뎀 부문은 스리콤·이피션트·엑스피드 등이 전량 공급해왔다. 반면 사업자 장비인 DSLAM 부문은 망관리 부문의 일원화, 국내 장비업체의 생산 능력을 고려해 당분간 해외장비 구매를 유지할 방침이다.

한편 국내 중소 ADSL 모뎀 업체는 대략 30개사로 추정되나 그 동안 납품실적이 전혀 없어 일부 업체의 경우 자금난에 봉착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