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텔네트웍스가 라우터 관련 소프트웨어(SW)를 라이선싱을 통해 공급하는 「Open IP 환경」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한다.
노텔 본사 차원에서 사실상 경쟁사의 라우터 분야 독점상태를 와해하기 위해 도입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라우터와 차세대 정보가전 제품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라우터 알고리듬을 비롯, 가상사설망(VPN), 보안 SW도 모듈별로 제공하게 된다.
그 동안 라우터웨어 등 해외 벤처업체가 이 같은 라이선싱 사업을 진행한 적은 있었지만 노텔처럼 대형업체가 이 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노텔네트웍스(대표 정수진)는 최근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 7개사를 대상으로 「Open IP 환경」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국내 정보가전 업체를 대상으로도 본격적인 마케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한국노텔의 한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노텔이 인터넷 접속기기 개발에 필요한 SW 모듈을 라이선싱해주는 것으로 이를 도입할 경우 신속한 제품 개발은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노텔의 SW 기술을 이용할 수 있어 신뢰성 있는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프로그램이 소형 네트워크 장비부터 대형 장비까지 적용 가능한 것은 물론 국내에서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차세대 정보가전 분야에도 필수적인 기술이어서 국내 업체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Open IP 환경 프로그램에는 노텔 외에도 인텔·모토로라·마이크로소프트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을 도입키로 한 업체의 수는 현재 100개사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참여키로 결정했으며 나머지 장비업체는 아직 결정을 미루고 있다.
한국노텔네트웍스는 국내 업체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라이선싱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며 노텔의 SW를 재가공한 응용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키로 했다. 또 이를 이용해 개발된 국내 장비업체의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구매하는 것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국내업체 일부에서는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는 이미 라우터 관련 SW 기술을 이미 라이선싱했거나 보유하고 있는 상태』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지난해 세계 라우터 시장규모는 7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으나 오는 2003년에는 순수 라우터 시장이 60억달러 규모로 축소되는 대신 라우터 기능을 지닌 정보가전 제품 시장이 19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등 라우터 제품군이 크게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