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통신과 방송협력 붕괴

초고속인터넷 통신사업자와 종합유선방송(SO)이 상호협력을 통해 가입자 규모를 늘려왔던 케이블인터넷시장이 MSO(복수SO)의 독자적인 노선추진에 따라 갈라설 조짐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인터넷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두루넷과 하나로통신은 지금까지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상호협력을 제공해왔던 조선무역(9개)과 대호(7개) 등 MSO로부터 일부지역에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케이블인터넷시장을 놓고 기존의 통신사업자와 방송사업자간 치열한 시장경쟁이 예상되며 또 다른 한편에서는 중복투자 및 서비스 품질 문제가 뒤따를 전망이다.

이와관련 하나로통신의 경우 지난 4월 MSO인 대호 소유의 서울동작케이블TV로부터 상호협력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데 이어 조선무역 소유의 서울북부방송(성북구)으로부터도 계약해지를 통보받고 독자적인 영업망 구축에 나섰다.

지난 98년 7월 케이블인터넷기술과 함께 가장 먼저 초고속인터넷시장에 진출했던 두루넷의 경우도 조선무역의 서울 동부(중랑구) 및 동서울케이블TV(성동·광진)로부터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데 이어 대호소유의 부산방송(동래·연제)으로부터도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특히 두루넷과 하나로통신은 SO와의 계약만료시점이 5월에서 7월에 집중돼 있어 케이블인터넷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간 협력관계 지속여부가 주목된다.

케이블인터넷시장에서 통신사업자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던 MSO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해당 사업자의 사업규모 확대 외에도 온세통신·데이콤·SK텔레콤 등 신규 사업자의 진출, 무선케이블TV 전송망 및 자가망 등 다양한 선택기회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재 케이블인터넷망인 한국전력 케이블TV망의 상향 주파수 대역이 한정돼 있어 이들 MSO는 자가망이나 무선인터넷망을 통해 독자적인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통신사업자는 SO의 계약해지 통보에 따라 해당지역 내에서의 독자적인 케이블인터넷 영업 및 통신네트워크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같은 시장을 놓고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간, 선발케이블인터넷사업자와 후발사업자간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두루넷의 한 관계자는 『SO의 계약해지 통보에 따라 독자적인 영업망 구축 등 다양한 전략을 마련중』이라며 『기존 케이블인터넷사용자는 현재의 인터넷 사용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