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리눅스시스템, 레드햇, 칼데라, 코렐 등 리눅스업체들의 주가가 5월말 현재 작년말보다 80% 이상 떨어지는 등 대폭락했다. 윈도의 대안이라며 작년에 크게 각광을 받았던 이들 업체의 주가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힘겨운 독점 소송에도 불구하고 전혀 힘을 못쓰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투자자들은 리눅스업체들의 계속되는 손실과 당분간 이익 발생이 어렵다는 이유로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리눅스란 이름만 거론해도 투자자들이 몰리던 작년말과 비교해 리눅스업체들은 몇달 사이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추락했다.
리눅스업체들의 몸값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VA리눅스가 기업공개(IPO)한 날인 작년 12월 9일. VA리눅스주는 같은 날 리눅스 열풍에 힘입어 상장가인 30달러보다 무려 8배나 높은 239달러 25센트까지 치솟았다.
이날 투자자들의 리눅스 열기는 다른 리눅스업체로 이어져 캐나다의 코렐도 이날 44달러 50센트까지 올랐다가 39달러 25센트로 마감됐다. 또 다른 리눅스업체인 레드햇도 143달러 12센트까지 주가가 껑충 뛰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상황이 급반전돼 이들 업체의 주가가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작년말과 비교해 코렐은 90%, 그리고 VA리눅스와 레드햇이 각각 82%, 88% 폭락이라는 끔찍한 시나리오가 연출됐다.
28일 정오(현지 시각) 현재 VA리눅스 주가는 40달러 3센트, 레드햇 16달러 12센트, 그리고 코렐이 3달러 28센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작년과 달리 리눅스업체들에 냉랭한 반응을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이들 업체의 경영부진과 아울러 MS가 독점 소송에도 불구하고 데스크톱PC 운용체계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유지하리라는 전망 때문.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미 IDC에 따르면 윈도는 데스크톱PC 운용체계 시장에서 98년 86%의 점유율에서 99년 87%로 소폭 늘어났다. 리눅스도 작년에 전년보다 배로 늘어난 4%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문제는 리눅스의 새 고객이 기존의 윈도 고객이 아니라는 점. 즉 리눅스가 윈도의 대체재가 전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IDC의 부사장 겸 소프트웨어 책임자인 댄 쿠스네츠키는 이에 대해 『리눅스 사용자들은 컴퓨터 애호가들로서 애플리케이션에는 관심이 없다』며 『리눅스가 MS의 시장을 잠식하리라고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체이스H&Q의 올터 위니즈키는 『투자자들이 리눅스를 외면하고 있다』며 『리눅스업체들은 확실한 수익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또 내셔널시티의 분석가 크리스토퍼 부르터도 『투자자들은 무료로 얻을 수 있는 리눅스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수익을 낼까 걱정하고 있다』며 『리눅스가 현실보다 과장돼 있다』는 거품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VA리눅스의 이사 더그 레온은 『우리는 서비스와 컴퓨터로 결국 수익을 낼 것이다』며 앞날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