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인터넷 여행 사이트 새 판도변화 조짐···대대적인 합병바람으로 약육?

<본사 특약=iBiztoday.com> 인터넷 여행업계가 초기 단계에서 첫 합병 물결에 휩쓸리면서 대대적인 시장재편 바람에 휩싸여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한결같이 이 합병 바람으로 이미 1000여 개에 달하는 여행관련 사이트 수가 앞으로 5년 뒤면 200여 개로 줄어들고 여기서 살아남은 기업들도 상대적으로 커진 시장을 놓고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장조사 회사인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인터넷 여행시장은 오는 2003년 290억달러 규모로 지난해보다 4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는 전체 여행업계 매출의 10%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다.

인터넷 여행업의 선두주자인 트래블로시티(http://www.travelocity.com)는 올해 1·4분기 총 여행 예약액이 5억4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지난 4월 한달간 사이트 방문자수도 800만 명을 웃돌았다.

이는 지분의 70%를 아메리칸항공사에서 최근 분사한 항공권 예약업체인 세이버사가 소유하고 있는 최고 인기 사이트로 300개국 이상의 여행 정보와 「최저 항공요금 찾기」 서비스 등 갖가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트래블로시티의 가장 큰 성공 비결로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과의 제휴를 꼽는다. 이 회사의 제휴 관계는 AOL이나 야후 등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를 통해 여행 예약을 시작해도 결국 트래블로시티에서 예약하게 된다고 말할 정도로 탄탄하다. 게다가 이 회사는 최근 인터넷 여행업계의 최대 합병 중 하나로 기록된 프리뷰여행사를 인수했다.

관련업계 2위 사이트인 엑스피디어(http://www.expedia.com)도 이에 맞서 호텔 숙박료 할인사이트인 트래블스케이프(http://www.travelscape.com)와 베이케이션스폿(http://www.vacationspot.com)을 잇달아 사들이며 숙박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맞불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엑스피디어는 정보기술(IT) 거인인 마이크로소프트(http://www.microsoft.com)가 지분 80%를 소유하고 있으며 대화방, 목적지 지도 및 정보 제공 면에서 분석가와 사이트 평가자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는 유명 사이트다.

엑스피디어의 에릭 블레이포드 마케팅 부사장은 『가장 두려운 것은 인터넷 여행 사이트들이 기본적으로 항공권 자동 판매기 같은 존재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점』이라며 이번 합병의 파고에서 생존할 사이트는 항공권 단순 판매 차원을 넘어 여행 서비스를 종합해 소비자의 여행을 더 즐겁게 해주는 사이트의 모습을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경매 사이트인 프라이스라인(http://www.priceline.com)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은 자신이 내고 싶은 희망 가격을 먼저 제시하고 여기에 맞춰 항공사 등 관련 업체가 경매 방식으로 들어오게 되는 게 특징이다.

항공사들도 항공권을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은 최고의 여행 전문사이트들의 내용에 견주면 열악한 편이다. 유나이티드항공과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노스웨스트항공, 콘티넨털항공 등 유명 항공사들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공동 웹사이트를 개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주 미 법무부가 이 사이트의 독점금지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혀 앞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트래블로시티의 테렐 존스 사장은 이들 항공사가 자체 공동 사이트 개설을 추진하면서 행여 기존 인터넷 여행 사이트에 항공권 제공을 유보하는 일이 생길까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항공권 할인 사이트만 해도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치프티케츠(http://www.cheaptickets.com), 댈러스의 베스트페어스(http://www.bestfares.com) 등 수두룩하다. 틈새 시장을 노리는 사이트들도 베이케이션(http://www.vacation.com) 같은 호텔 예약 사이트, 모험을 즐기는 휴양객이나 노인층을 겨냥한 사이트 등 꽤 많은 편이다. 이들 중 항공료 할인 및 종합 여행 사이트인 원트래블(http://www.1travel.com)은 일부 지분을 몇몇 항공사들이 공동 소유하고 있는 컴퓨터 예약 회사인 아마데우스가 가진 강자다.

베어스턴스의 시장분석가 라플뢰 씨는 항공료 할인 사이트들은 항공사들이 값싼 항공권을 고객에게 현재보다 좋은 방법으로 선보이게 되면 자기들에게 돌아갈 항공권이 줄어들어 영업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사들도 이제 인터넷 여행 사이트에 지불하는 항공권 판매 수수료를 최고 10달러까지 대폭 인하해 인터넷 여행사 수입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업계는 앞으로 다른 수익원이 별로 없는 인터넷 사이트와 기존 오프라인 여행사들은 결국 문을 닫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트래블로시티의 존스 사장은 『여행사 직원으로 하는 일이라곤 항공권 발권 및 배달뿐이라며 정말 앞날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