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실리콘 웨이퍼 가격 4년만에 인상

일본의 반도체 실리콘웨이퍼 생산업체들은 반도체시장의 급속한 회복에 따른 웨이퍼 수요증가에 힘입어 4년 만에 웨이퍼 가격을 인상한다.

「일본경제신문」 등 주요 외신들은 신코시화학공업, 스미토모금속공업 등 반도체 기판용 실리콘웨이퍼업체들이 일본 반도체업체들과 2000년 상반기(4∼9월)의 출하가격을 2% 전후로 올리는 데 합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합의는 웨이퍼업체들의 『반도체업체들의 수요에 대응하는 공급체제 확립을 위해서도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요구에 반도체업체들이 보조를 맞춘 것이다.

합의에 의한 인상액은 직경 200㎜웨이퍼 중 유리기판웨이퍼가 99년 하반기(10∼3월)보다 약 100엔 전후로 인상돼 장당 7600∼8600엔이며 고품질의 에피터키셜웨이퍼는 9700∼1만700엔으로 결정돼 2% 이상 인상된다. 이는 웨이퍼업체가 요구했던 5∼10% 수준에는 미흡하지만 원재료가격의 폭등으로 가격이 올랐던 96년 상반기 이래 4년 만의 가격인상이다.

일본의 웨이퍼 가격인상 소식은 세계시장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웨이퍼시장은 지난해 가을 한차례 가격인상 이후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반면 최근의 세계 웨이퍼 수요는 PC 및 휴대폰단말기, 디지털가전기기 등의 급속한 보급으로 인해 작년부터 회복세로 전환, 올해 들어서는 공급부족마저 점쳐지고 있어 조만간 웨이퍼 가격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특히 지난 3월의 200㎜웨이퍼 출하량은 전년동월대비 약 40%나 늘어난 440만장에 달해 「2000년 컴퓨터인식오류(Y2K)」문제에 의해 재고사태를 빚었던 작년 12월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와 더불어 반도체 칩 최대 생산업체인 미국 인텔이 신제품을 내놓을 때 사용하는 시험용 웨이퍼의 사용량을 크게 늘렸고 이에 따른 품귀현상을 염려한 각 반도체업체들이 앞다퉈 웨이퍼 발주를 서두름에 따라 웨이퍼 부족현상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웨이퍼 세계시장 공급능력은 월 440만장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웨이퍼업체들은 올해 3월까지의 폭발적인 수요에 재고를 이용하면서까지 공급에 대처해왔다. 크리스마스 전후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PC 수요를 고려할 때 올 연말무렵에는 국제적으로 재고가 전부 소진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미쓰비시머티리얼그룹, 도시바세라믹, 스미토모금속공업, 고마쓰전자금속 등 일본 웨이퍼 공급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증산을 위한 설비확충을 발표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