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시작된 이동전화단말기 보조금 금지조치는 새삼 모토로라 우산 속 이동전화 3사의 거취에 관심을 갖게 하고 있다.
모토로라 우산 속 업체란 팬택·어필텔레콤·텔슨전자 등 3사.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에 모토로라와 오는 2002년 하반기까지 2년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계약을 체결, 모토로라의 수출물량을 공급해 왔다. 그리고 지난해 2·4분기 이후 본격적인 내수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3·4분기 내수시장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단말기 보조금 금지조치 이후 시장규모가 40% 가까이 위축될 전망 속에 그리 쉽사리 매출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이들 3사의 향배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모토로라코리아의 오인식 부사장은 『6월 한 달 동안 지켜 볼 생각』이라는 말로 대책이 없음을 실토하고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실마리를 보면 모토로라 우산 속 3사의 향배를 읽을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최근 3사의 움직임을 보는 시각은 우선 지난해와 올해 이들과 모토로라간 관계에 약간의 변화가 있다는 점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3사 가운데 팬택과 어필텔레콤이 여전히 모토로라와 OEM 공급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텔슨전자는 사실상 계약물량 공급이 단절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어필텔레콤(대표 이가형)은 지난 3월, 팬택은 이달 중순 공장증설을 마치고 양산에 대비하고 있다. 월 20만대 수준의 생산을 유지하고 최근 신모델을 내놓으면서 고가제품 중심의 내수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그 동안 낡은 모델에 의존해 왔다는 지적을 불식시키면서 본격적인 신모델 공급에 나선다. 일본에 모토로라의 이름으로 수출되는 JCDMA 모델 공급도 순조롭다. 이 회사는 당초 올 매출을 1조 규모로 기대했지만 객관적으로 2000억∼3000억원 정도의 매출감소가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신모델 위주의 영업과 안정적 수출물량 확보로 급전직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팬택(대표 박병엽)도 최근 공장 증설과 함께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을 통한 경영합리화 및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신경영체제 도입을 선언하면서 경영합리화를 모색하고 있다. 당장 시장 위축으로 생산의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모토로라코리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북미·중남미 시장 위주로 꾸준한 수요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팬택은 또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과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분야에도 진출한 만큼 나름대로 복안을 가진 셈이다.
반면 텔슨전자(대표 김동연)는 난관 극복에 대한 특별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프리텔에 「네온」이란 모델명으로 OEM 공급을 하고 있으나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60% 수준인 20만대 내외의 공급에 그칠 전망이다. 모토로라의 OEM 물량이 거의 끊겨 당초 예상한 4000억원 규모의 매출조차 기대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업계 일각에서는 모토로라가 그 동안 가려주었던 퀄컴사의 CDMA 로열티 문제를 더 이상 손봐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모토로라 우산 속에서 수출물량에 대해 받아왔던 로열티 면죄부가 없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텔슨정보통신은 퀄컴과 30억원에 달하는 HDR(High Data Rate) 관련 기술계약을 맺은 것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