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계가 중국시장 진출을 적극 두드리고 있으나 아직까지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 중소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는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합병, 단말기 보조금 폐지 등에 따른 내수 침체를 예상하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다. 특히 중국은 지난 97년 1300만, 98년 2500만, 99년 4300만 등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매년 2배 이상 고성장하는 데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국내 중소 단말기 업체의 주요 공략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고질적인 「만만디(천천히) 습성」에 부닥쳐 현지합작 및 수출계약 성사가 불투명한 상태다. 더구나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이동전화서비스의 도입 여부도 소문만 무성할 뿐 뚜렷하게 정해진 게 없어 국내 중소업체가 속을 끓이고 있다.
스탠더드텔레콤(대표 임영식 http://www.nixxo.co.kr)은 아직 중국에서 CDMA 단말기 제조업에 대한 허가가 나지 않았지만 국영기업이자 유력한 사업권 획득 후보인 R사와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측의 만만디 습성으로 연내 양해각서(MOU) 교환이 요원하고, MOU를 교환하더라도 실질적인 계약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판단, 전략적 수출지역을 중국에서 유럽지역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세원텔레콤(대표 이정근 http://www.sewon-tele.com)도 중국 제 2의 전화회사인 차이나유니컴을 비롯해 유럽형 이동전화(GSM) 사업자 3, 4곳과의 수출 및 제휴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르면 8월 이후에나 구체적인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연간 100만대에 육박하는 중국 수출 및 현지생산을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MOU조차 맺지 못하고 있다.
와이드텔레콤(대표 김재명 http://www.widetel.co.kr)은 중국 본토업체와의 직접적인 수출계약이 어렵자 홍콩을 경유하는 수출선(루트)을 개척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약 15만대 분의 CDMA 단말기 수출계약을 체결했던 홍콩 포시스텔레컴과의 계약물량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지난 4일 차이나유니컴이 3세대 CDMA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중소업체에 일말의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차이나유니컴은 퀄컴으로부터 협대역 CDMA 기술을 도입키로 했던 것을 파기함에 따라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