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434) 벤처기업

해외 진출<24>

커피를 마신 후에 우리는 만토집단 회사를 방문해 류 총재를 만나고, 합작 회사를 위한 구체적인 일을 진행하기 위해 실무진을 소개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준비한 저녁 만찬에 참석할 계획이었다. 호텔의 여자 종업원이 와서 마시고 남은 빈 커피잔을 가져가려고 했다. 그런데 유 회장의 잔에 커피가 조금 남아 있어서 다시 내려놓으면서 가져가도 좋으냐고 물었다. 유 회장은 간단한 중국어를 이해하고 있어서 좋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잔을 들고 돌아가려는 그녀에게 소지에(淑女) 하고 불렀다. 그러자 여자가 돌아보았고, 유 회장이 물었다.

『니쩌 썸머 닝쩌어?(자네 이름이 뭐지)』

『워 쩌어 한 윙센(제 이름은 한윤선입니다).』

『닝 뚜어 따?(몇 살이지?)』

『알 쓰어 우쩌(25세입니다).』

『하오(좋아), 세에세(고마워).』

『세에세(고맙습니다).』

여자가 목례를 보내고 물러갔다. 나는 중국말을 잘 모르지만, 그가 여자의 이름과 나이를 물어본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자의 나이를 물어보는 것은 실례잖아요?』

『중국에서는 여자의 나이를 물어보는 것은 사귀자는 뜻으로도 통해, 괜찮은 여자지? 가슴이 탱탱하면서 크잖아.』

나는 그 여자가 가슴이 크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무엇보다 여자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어디를 가나 여자를 좋아하는 그의 태도는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거북했지만,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경각심을 줄 생각으로 지난 여행 때의 일을 상기시켰다.

『그 묘족 여자가 괜찮았습니까?』

『묘족 여자라니? 서안에서 그 묘족 여자와 공안원 이야기로구나? 하하하, 당시엔 중국 여자만 보아도 그 일이 떠올라 기분이 나빴지만, 이제 몇 개월이 지나니까 잊어지더군. 서안에서는 낯선 곳이었으니 그렇다 치고, 여긴 괜찮아. 공안원이 밖에서 지켜줄 거야.』

『공안국에서 들으면 형님을 당장 추방하려고 할 것입니다.』

『하하하, 뭘 그러나, 다 그런 거지. 수컷이 암컷을 좋아하고 암컷이 수컷을 유혹하는 것은 하나의 섭리야. 그것을 거북하게 생각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비정상이지.』

나는 비 정상인이 되어서 가만히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