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행 한국통신 품질평가실장 moonh@kt.co.kr
어떤 사람은 오늘날 서구 위주의 발전 결과를 군주제의 나라 페르시아가 민주제의 소도시 국가 그리스를 상대로 벌인 페르시아 전쟁에서 민주제의 그리스가 승리한 것을 시발로 꼽기도 한다.
한편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래 군주제의 동양 문화권 중에서도 중국 영향권에서 줄곳 국가의 생존력을 유지해 왔던 우리나라는 중국의 변화에 따라 동반 변화의 진통을 겪어야 했다.
그것은 서구의 민주제와 동양의 군주제로 대변되는 국가 기본체제에서 동양에 속해 군주제의 본거지인 중국의 영향권에서 생존을 지켜가야 하는 작은 국가로서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고 숙명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시련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의 군주제를 탈피하고 서구의 민주체제를 조기에 도입, 놀라울 만한 저력과 힘을 발휘해 지난 80년대의 고도 경제성장을 일궈 세계에서 아시아의 4용에 꼽히고 가장 가능성이 높은 민족으로 평가받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와 같은 역사의 결과로 비춰 봤을 때 민주주의 체제가 군주주의 체제보다 개인과 집단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되고 결국 그것이 국가의 흥망성쇄로도 이어진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
그러면 지금까지 가장 경쟁력을 키우는 국가체제로 알려진 민주주의 체제는 어떻게 발전될 것인가를 예측해 보는 것이 새천년의 과제가 아닌가 한다. 그것을 나는 인터넷 국가체제라고 말하고 싶다.
민주주의 체제와 인터넷은 매우 유사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우선 개인이 우선시되고 존중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참여자가 자발적이고 주인이라는 점이다. 또한 내부의 처리가 투명하고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승리하는 자가 강자로 군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이 국가체계로 정립된다는 것은 단순히 현재의 현상 중에 일부를 편리하게 개선하고 적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국가 운영의 전부를 인터넷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전국민의 의사 결정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선출한 국회 기능을 인터넷이 대신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지역별 이익을 대변하는 대변자가 아닌 사회기능 그룹별 대변자들이 사이버상에서 활동하며 전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다.
행정부처의 수많은 공무원의 기능이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도록 자동화하는 것이다. 수많은 사이버 가상 공무원이 보다 더 친절하고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해 줄 것이다. 밀실에서 이뤄지던 재판이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모든 재판이 공개적으로 보다 더 공평하게 이뤄질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잘 가르친다는 교사의 강의만 모아서 전국민이 배우도록 해주는 것이다.
모든 생산제품은 사전에 사용자의 완전한 성능·기능검증·시장성·품질·경쟁력을 확인해 생산즉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실시간 생산 소비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의 정치·경제·교육·사회·문화·예술·오락 전분야가 인터넷으로 구축, 운영되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은 지금까지의 인류가 만들어온 체제 중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 사회체제로의 일대 도약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 모두가 바라는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이룩해 내는 방안이기도 하며 세계를 상대로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국가 인프라의 구축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터넷국가 건설, 그것은 단군 이래 우리나라가 세계에 우뚝 솟을 수 있는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의 기회가 아닐까? 이러한 역사의 도전 현장에 서 있는 우리는 인터넷 국가 건설에 거보를 조속히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후세에 남길 역사의 결과가 자못 궁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