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워싱턴 연방 지방법원의 마이크로소프트(MS) 2개 회사로의 분할 명령으로 지난 98년 10월 시작된 희대의 「MS 반독점법 위반 소송」은 20개월만에 법원의 1차 승리로 끝났다. 이에 따라 미 법원이 MS를 「마이크로하고 소프트하게」 만드는 작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판결 내용 =법원이 이번에 내린 명령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회사를 2개로 분할하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업행위에 대한 규제 조항이다.
분할 회사는 운용체계(OS) 부문과 응용소프트웨어(SW) 부문의 2개사다.
OS 회사에는 윈도95, 윈도98, 윈도NT, 윈도2000과 PDA의 OS 포켓 PC, 그리고 곧 출시될 윈도 밀레니엄과 휘슬러(개인 및 기업용 윈도 OS를 첫 통합한 제품) 등이 포함된다.
또 응용 SW회사에는 사무용 SW 오피스와 인터넷 브라우저 익스플로러, 그리고 e메일 프로그램 아웃룩 익스프레스와 미들웨어인 백오피스, SQL서버, IIS 등이 포함되며 키보드와 마우스 등의 하드웨어와 게임 그리고 케이블 방송 MBC 등도 편입된다.
법원이 분할과 함께 명령한 사업행위 규제 가운데 골자는 다음 7가지다.
△타기업과의 계약시 경쟁사를 배제하는 내용의 배타적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하지 말 것 △단일한 가격과 조건으로 PC 제조업체들에 윈도 사용권을 부여할 것 △PC 제조업체들의 시작화면 설정 방법 등에 간섭하지 말 것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윈도 OS에 부합되는 제품을 설계할 수 있도록 기술 정보를 공개할 것 △다른 업체들이 생산한 미들웨어의 운영을 억제하지 말 것 △브라우저를 윈도 OS 판매와 연계하지 말 것 △단일한 가격과 조건으로 PC제조업체들에 대해 윈도 사용권을 부여할 것 등이다.
◇업계·월가·전문가 표정 =MS의 입장에 따라 업계는 천양지차의 반응을 보였다. MS의 최대경쟁업체인 선의 최고 고문 마이클 모리스는 『법원의 판결이 적절하다』고 했으며 전 넷스케이프 CEO였던 박스데일도 『새 기술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며 반겼다. 아울러 리눅스 업체들도 일제히 환영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컴팩은 『정부의 분할안이 문제가 많으며 MS분할은 산업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인텔과 델 등은 『아직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MS의 분할 판결이 SW산업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겠지만 MS의 독점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거나 전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보와 자유 재단」 연구소의 토머스 레너드 부소장은 『MS는 서로 경쟁하는 3개의 윈도 업체들을 포함해 최소한 4개의 업체로 분할돼야 한다』면서 『MS의 독점적 지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석가 스티브 하먼도 MS의 우수한 인력과 12명 소그룹 단위의 작업방식 때문에 분할이 이뤄진다고 해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MS의 분할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노스웨스턴대학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셰인 그린스타인 교수는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 것 이라고 진단하면서 『OS와 응용 SW 부문에서 향후 혁신이 일어나게 되면 그때서야 소비자들이 변화를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에서도 『이미 MS주식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며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JP모건의 PC산업 수석 분석가 대니얼 쿤스틀러는 『MS 분할이 PC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간 내에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장기적으로는 MS와 거리를 둔 채 독자기술을 개발해온 델, 게이트웨이, 애플컴퓨터 등과 리눅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일정 =MS는 이번 판결에 대해 6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다.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의 판결이 나기까지는 최소 2년이 걸린다. 하지만 잭슨 판사가 지난 74년 제정된 「신속재판법」(Expediting Act)에 의거해 항소심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법원에 사건을 보내면 최종판결은 그만큼 빨라진다.
사건이 대법원에 넘겨지면 대법원은 이를 심의할지 안할지 결정하게 되고, 심의하기로 결정하면 이후 9개월 내에 판결하게 된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건을 맡지 않고 다시 항소심에 보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개정하는 대법원이 사건을 맡으면 판결은 1년 정도가 걸리게 된다.
회사 분할 판결이 나면 빌 게이츠 MS 회장과 스티브 발머 MS CEO는 2개 회사중 어느 곳으로 갈지 결정해야 한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