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단말업계 중국 쇼크-대안책 마련 나서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계가 중국 정부의 갑작스런 한국산 단말기 수입 잠정중단조치로 깊은 시름에 빠졌다.

SK텔레콤(011)과 신세기통신(017)의 합병, 단말기 보조금 폐지에 따른 내수 위축을 예상하고 중국 시장 개척을 서두르던 단말기 제조업체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한화/정보통신 등 내수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업체보다는 세원텔레콤, 스탠더드텔레콤, 와이드텔레콤 등 후발 중소업체와 신규시장 개척을 서두르는 업체에 더욱 큰 악재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은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올해 약 6530만명, 오는 2002년 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시장으로 국내업체의 관심이 집중돼왔다. 더구나 지난해부터 국내업체가 강점을 가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이동전화시장이 열리기 시작해 올해 1100만, 2002년 3300만의 수요를 창출할 전망이다.

물론 중국 정부가 아직까지 3세대 CDMA 방식 이동전화서비스 도입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인 데다 노키아, 에릭슨, 모토로라가 주도하는 범유럽디지털이동전화(GSM)의 시장지배력도 국내업체에는 장벽이 되고 있다. 하지만 관련업체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절체절명의 인식하에 우리 정부의 대응을 예의 주시하며 중국정부의 예봉을 피해갈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업체는 일단 이번 조치가 중국산 마늘 관세인상에 대한 중국정부의 외교적 보복이라는 판단하에 홍콩 등지를 경유하는 우회수출, 합작회사 설립을 통한 현지생산 등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는 8일 긴급회의를 열고 중국정부의 수입 중단조치가 얼마나 연장될 것인지, 직접적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줄여야 할 것인지, 현지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제재가 있을 것인지 등에 대한 다각도의 대응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있다.

LG정보통신(대표 서평원 http://www.lgic.co.kr)은 중국에서 CDMA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지 않은 데다 아직까지 GSM 단말 생산 및 판매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여서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지만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계속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세원텔레콤, 스탠더드텔레콤, 와이드텔레콤 등 후발업체도 중국으로 향하는 단말기 수출루트의 95% 이상이 홍콩을 경유한다는 점에 주목, 우회 수출량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또 이 업체들은 장기적으로 GSM 단말 분야에서 현지 합작을 추진함과 동시에 CDMA 단말 기술이전과 같은 부수적인 보상안을 제시해 시장을 개척해나갈 방침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