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분야, 판도변화 신호탄 올랐다

한국통신의 한솔엠닷컴 인수가 확정됨에 따라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다.

현재 예상가능한 변화는 이동전화서비스 시장의 판도변화는 물론 IMT2000사업권을 추진중인 각 사업자의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동전화서비스시장 큰 변화 =한국통신이 한솔엠닷컴을 인수함에 따라 향후 이동통신 시장은 2강 1약 체제로 개편된다.

이동전화서비스 시장은 4월말 현재 159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SK그룹, 총 780여만명에 육박하는 한국통신 계열, 370여만명 수준의 가입자를 보유한 LG텔레콤으로 3등분된다.

이번 M&A가 결정날 경우 가장 이득을 보는 건 역시 한국통신. 한국통신은 5월말 현재 500여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한국통신프리텔과 310여만명의 한솔엠닷컴을 거느리는 세계적인 수준의 통신사업자로 위치를 굳혔다. 국내 이동전화서비스 시장점유율도 28.7%로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연합군의 59%에 이어 부동의 2위를 확보했다.

한국통신은 이에 따라 SK그룹보다는 다소 처지지만 굴지의 이동전화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는 것 이외에도 본격적인 규모의 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국내 이동전화서비스 분야는 크게 SK그룹과 한국통신의 쌍두마차가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 2개사는 더욱이 1000만명에 이르는 이동전화가입자를 확보, 세계적인 이동전화사업자 반열에 올라섰다.

반면 LG그룹은 이들 2개 회사에 비해 350여만명에 불과한 소규모 가입자를 보유한 제3의 이동전화사업자로 전락하게 됐다.

◇IMT2000 사업권 선정 영향 미칠 듯 =한솔엠닷컴 인수 결정에 따라 IMT2000서비스 사업자 선정에도 일대 변화의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IMT2000사업자 구도는 일단 한국통신, SK텔레콤, LG그룹, 한국IMT2000 등 4자 구도로 좁혀지게 된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가 IMT2000 서비스 사업자 수를 4개로 확정할 경우 해당 기업은 IMT2000 서비스 무혈입성도 가능해진다.

또 2002년부터 IMT2000서비스가 실시되더라도 SK그룹 대 한국통신의 양자구도는 상당히 지속될 전망이다. 이들 두개 사업자가 IMT2000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기존 가입자에 대한 서비스 전이만으로도 시장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규모의 경영이 가능해지면서 다른 후발주자의 시장진입을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특히 SK그룹과 한국통신은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 유치는 물론 세계 통신시장진출에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기업 인수에 대한 LG그룹의 반발 예상 =한솔엠닷컴 인수에 따라 가장 피해를 보는 쪽은 LG텔레콤이다.

LG텔레콤은 한국통신의 한솔엠닷컴 인수가 확정됨에 따라 350만명 가입자를 보유한 「꼴찌」로 전락하는 비운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의 경우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기업결합에 이어 한국통신이 한솔엠닷컴을 인수할 경우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수세에 몰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선분야와 무선분야에서 SK그룹과 한국통신에 절대적인 열세에 놓이게 될 운명이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한국통신의 한솔엠닷컴 인수에 대해 「공기업의 민간기업을 인수했다」는 논리를 전개, 막바지 여론몰이를 할 태세다. 공기업의 민간기업 인수가 현재 정부의 공기업 매각 방침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논리를 전개할 방침이다.

반면 LG그룹 내부에서는 이들 연합세력에 필적할 만한 매머드급 M&A를 준비할 것이라는 논리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특히 내부에서는 LG그룹이 LG텔레콤과 데이콤 이외에도 파워콤, 하나로통신을 매입해 국내 통신시장을 다시 3파전으로 이끌어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통과 한솔,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기업결합이 통신시장 구조조정의 흐름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통신, 한솔엠닷컴 어떻게 운영하나 =한국통신은 당분간 한솔엠닷컴을 현재의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방침이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M&A가 기업결합 형태로 분리 경영하듯 한솔엠닷컴과 한통프리텔을 분리 경영하는 방식이 매우 유력하다. 이를테면 한국통신 내에 2개의 이동통신 계열사를 두는 형태가 된다는 것이다.

한국통신은 한통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을 완전 결합시킬 경우 이들 이동통신 계열사 년간 매출액만도 7조원에 이르는 등 한국통신 본사보다 더 큰 「공룡」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통신 관계자도 이에 대해 『한통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의 통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한솔그룹의 움직임은 =이번 기업결합 결과에 따라 한솔그룹의 향후 행보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솔엠닷컴은 올초 사명을 변경하면서 데이터사업, 모바일 비즈니스부문을 계열화·분사화 시켜왔다. 특히 회사 주력산업분야를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솔루션과 국내 광전송기간망, 국제 해저광케이블 등 광대역네트워크 사업으로 선정, 관련분야를 강화해왔다.

이 때문에 한솔엠닷컴이 매각되더라도 한솔그룹은 통신분야에서 완전히 발을 떼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솔의 입장에서는 PCS사업부문을 내놓더라도 그룹내 한솔CSN, 한솔전자, 한솔텔레컴 등을 통해 정보통신분야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한솔 관계자도 지난 4월 이에 대해 『한솔엠닷컴이 매각되더라도 네트워크, 콘텐츠 등의 사업을 통해 정보통신부문 사업을 다각화할 방침』이라고 말해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