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여성과 인터넷, 오재연(엠텍정보통신 대표)

정보화 시대의 신유통망의 역할을 하게 될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으로 이용인구는 전세계적으로 3억을 넘어 섰으며, 우리나라도 130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또한 국내의 PC보급도 정부의 저가 인터넷PC보급 정책에 힘입어 300만대를 넘어서면서 중산층 가정에서는 거의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인터넷의 이용 환경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면서 인터넷은 더 이상 특정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가 사용하는 생활의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전업주부들과 40대 후반의 장년층은 아직도 인터넷 사용을 위해 필수적 도구인 PC 사용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어 아무리 인터넷을 사용해 보려 해도 이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최근 가전업체들은 「인터넷 가전」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가전제품에 인터넷을 연결하여 편이성을 극대화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냉장고, 전화기, TV, 전자레인지, 전기밥솥 등 대부분의 주요 가전제품들이 유무선의 형태로 인터넷에 연결되어 기존의 기능에 정보제공 기능 및 휴대폰을 이용한 원격제어 기능까지 갖게 되며, 홈시큐리티 시스템과도 연계하여 가정은 하나의 정보화 거점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정보가전 제품들은 해당 웹사이트에 자동으로 연결되어 갖가지의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생필품의 구매주문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에 정보가전의 보급은 여성들과 인터넷을 생활의 파트너로 만들어 준다.

상황이 이쯤 되면 평균적으로 남성보다도 여성이 인터넷의 혜택을 더욱 더 받게 되는 역전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예측은 점차 늘어나는 여성의 인터넷 이용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활성화로 이어져 최근 점차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Women.com」 「eve.com」 「beauty.com」 등 여성만을 목표로 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등장해 패션, 미용, 건강, 운세, 임신·육아, 결혼, 쇼핑, 여행 등 여성에게 관심을 끌 만한 콘텐츠들을 제공함으로써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여자 인터넷」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여성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인구의 반이 여성이고 예로부터 여자를 상대로 한 장사치고 망한 것이 없다는 통설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도 상당수의 여성 인력들이 PC에 대한 사용공포증이 있다는데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인터넷으로 돈을 벌고자 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활성화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정 주부들은 대부분 가정내에서 구매에 대한 막강한 의사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PC와 인터넷에 무지하여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방문하지 못한다면 온라인상의 상점들은 개점 휴업상태를 상당히 오랜 기간 감내하여야 한다는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최근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거의 모든 포털 업체들이 영업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현상과 절대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시장의 현실을 간파한 몇몇 업체들이 포스트PC 또는 정보단말기(information appliance)라고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단말기들을 선보이는 것도 이러한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면서 거의 포화 상태인 기존의 가전제품시장을 전환시키고자 하는 업계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유선이 아닌 무선으로 연결된 홈 인터넷망이 보급되고, 사용이 쉽고 편리한 가전제품과 같은 인터넷 정보기기들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생활 패턴은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다.

여성과 인터넷이 진정으로 친구가 될 때 인터넷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고 우리의 가정은 보다 더 편하고 아늑한 쉼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