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아파트업계 M&A방향정립 시급

사이버아파트업계가 구조조정 및 기업 인수합병(M&A)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면서 무조건적인 몸집 불리기나 가입자 끌어모으기에 치중하기보다는 수익성을 중점으로한 경영전략 전환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된다.

하나로통신, 한국통신 등이 진행하고 있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의 틈새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다 자금력, 홍보마케팅력 등에서 절대 열세에 놓인 이들 사이버아파트 중소업체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도로 합병을 통한 세규합이 유력시 돼 왔다.

실제로 수도권지역에서 집중적으로 가입자를 확보해온 네티존은 최근 1개 전국사업자를 포함한 5개 업체를 전격 합병함으로써 전체시장의 M&A움직임에 불을 댕겼다. 네티존은 그동안 진행해 온 업계 그랜드M&A 협상에 적극 참여했던 업체라는 점에서 나머지 업체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같이 협상을 진행했던 업체 중 그나마 탄탄한 사업력을 갖추고 있는 모음정보, 나이스넷 등이 네티존의 돌출행동에 강한 비판을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방만한 가입자유치로 부실해질대로 부실해진 싸이홈을 합병한 네티존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명확한 방향성을 잡고 몸집키우기, M&A전략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다.

사이버아파트시장에서 중소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몸집 불리기보다는 전용선 임대료 등 고정비용 축소와 함께 가입자 밀집률을 높이는 특단의 수익구조 개선이 선결과제라는 지적이다.

사이버아파트의 궁극적인 방향이 지역커뮤니티 구성을 통한 수익창출이기 때문에 각 지역커뮤니티에 이르는 전용선을 독자적으로 구축하지 않는 한 전용선 임대료에 수익을 다 뺏김으로써 사업진행 자체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지나친 이용료 인하를 통한 가입자 유치경쟁보다는 지역서버당 가입세대밀도를 높임으로써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하려는 노력이 업계 전체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대부분 사이버아파트업체들은 최근 일기 시작한 M&A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더욱이 네티존과 별개의 M&A 논의가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고 조만간 전체 업체수가 2∼3개로 압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M&A에 대한 명확한 방향설정과 성격규정이 업계 공통의 숙제로 남겨진 상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