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돈버는 인터넷 상점·V커머스, 온라인 가맹점에 상품과 마케팅 기법 지원

【본사 특약=iBiztoday.com】 이른바 V커머스가 소리 없이 뜨고 있다. 「가상(virtual)」이라는 영어 단어의 첫 글자를 딴 V커머스는 대규모 배송 망을 갖춰놓고 소형 전문 인터넷 상점에 각종 생활용품에서부터 관련 사이트 프로그램까지 일체 서비스를 제공해주는데 이들 업체로부터 각종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는 소형 전문 인터넷 상점들이 짭짤한 수익을 챙기면서 새로운 유망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 인터넷 상점들도 운영 주부터 취급 상품까지 가지각색이다. 한 인터넷 상점 운영 주인 매튜 헨켄 씨도 보통 인터넷 기업가가 아니다. 그는 UC샌타크루즈 대학에서 논리학과 형이상학, 철학사를 맡고 있는 철학과 교수다. 그는 여가시간에 CD에서 DVD, 스포츠 용품, 어린이용 도서, 비니 베이비스 제품까지 모든 것을 파는 온라인 상점을 운영중이다.

29세의 헨켄 교수는 한 대의 PC와 웹사이트 구축 프로그램,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이용해 9개의 인터넷 상점을 운영하면서 신생업체인 V커머스(http://www.vcommerce.com)로부터 자료전송 서비스와 축구공, 해리포터 책, 영화 「매트릭스」의 DVD 등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다.

V커머스는 일반인들이 가정에서도 손쉽게 온라인 상점을 개설해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 회사의 「가상점원」들은 물건을 선택하고 템플릿 기능을 이용해 「V스토어」를 구축해 전문 인터넷 상점으로 독립한다.

V커머스는 가상 판매원들의 웹사이트 시스템을 대신 운영해주면서 이들이 고객을 끌어 모을 수 있도록 쿠퐁이나 e메일을 통한 마케팅기법 활용법과 고객들로부터 들어오는 전화나 e메일 민원처리법 등도 알려준다.

V커머스는 가상점원들이 판매할 실제 제품을 보관하면서 배달업무를 하는 200여 개의 제조업체 및 유통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취급 품목은 e커머스에 적합한 책과 CD에서부터 텐트와 종교 예술작품과 같은 특이 제품까지 모든 상품이다.

V커머스의 지분을 8% 정도 보유하고 있는 아처리캐피털사 브루스 스미스 영업본부장은 『우리는 미국지역을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는 배송 망을 갖고 있다』며 『당신이 이곳으로 들어온다면 바로 수많은 가상 공간을 볼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헨켄 교수의 사업은 2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지난 1·4분기에만 5억7400만달러의 순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아마존(http://www.amazon.com)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는 수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헨켄 교수는 특히 CD 및 고전음악상점에서 큰 성공을 거둬 올해 초 온라인 상점을 개설한 이후 각각 약 1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헨켄 교수에게 이 같은 자신의 V스토어는 아마추어적인 흥밋거리이고 컴퓨터 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여기다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헨켄 교수 같은 가상점원들은 판매하는 품목에 따라 2%에서 25%까지 수수료를 받게 된다.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에 위치한 V커머스는 대형 온라인 판매상들도 서비스 대상이다. 이 회사는 이른바 「V머천트」라는 프로그램으로 마이패밀리(http://www.myfamily.com), 어바우트(http://www.about.com)와 같은 포털 및 커뮤니티 사이트와 AFL-CIO 등의 그룹들을 위한 온라인쇼핑몰도 구축해준다.

지난해 10월 공식적으로 시작된 이 같은 V스토어는 수많은 유사 프로그램뿐 아니라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아이코노미(http://www.iconomy.com), 마운티뷰의 애피니아(http://www.affinia.com)와 같은 업체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고객들을 다른 사이트로 보내버리는 경쟁업체와는 달리 V스토어는 가상점원들이 고객들을 계속 확보하게 만드는 게 특징이다. V커머스의 스콧 멜랜드 사장은 『우리 서비스는 고객들이 원래 사이트에 대한 충성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고 밝혔다.

V커머스는 현재 20만 명의 가상점원을 확보하고 있다. 가상점원들은 3가지 부류로 나뉘어진다. 한 부류는 암벽타기와 같은 특정 주제의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이곳에 전자상거래 요소를 추가하고 싶어하는 웹마스터들이다. 다른 한 부류는 V스토어를 흥미 있는 사업기회로 여기는 인터넷 기업가들이며 나머지는 자기 자신이나 가족, 친구들에게 보이기 위해 온라인상점을 만드는 홈페이지 광들이다.

헨켄 교수는 마지막 부류에 속한다. 그는 그의 한 친구가 공포물 광이어서 공포영화 상점을 구축했다. 그의 어머니가 비니 제품 수집가여서 비니 베이비스 상점을 냈다. 교육기자재와 어린이용 도서 및 게임도 취급하는 것은 그의 여자친구가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겟클래시컬(http://www.getclassical.com)」이라는 온라인상점을 연 것은 자신이 고전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고전음악을 주제로 하는 몇몇 온라인 토론 그룹의 회원인 헨켄 교수는 이곳에 메시지를 올려놓고 토론그룹 회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는 타깃 마케팅을 통해 큰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그는 다른 상점에는 친구들과 가족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회사 댄 케네디 회장은 이 게 바로 떠들썩하게 붐을 이루고 있는 닷컴 시대에 돈을 버는 V커머스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 회사들은 자신의 사이트를 선전하고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수백만달러를 쏟아 붓는다. 그러나 V커머스는 이미 잠재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 때문에 이 같은 비용을 쓸 필요가 없다.

케네디 회장은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자체 브랜드를 만들 필요가 없다』며 『인터넷에서 브랜드를 보유한다는 것은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브전기자 steveju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