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436) 벤처기업

해외 진출<26>

만토집단 방문을 준비하고 임직원이 내려왔다. 유 회장과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유 회장은 카운터에 가서 커피 값을 내면서 조금 전에 말을 걸었던 한윤선이라는 종업원에게 수작을 걸었다.

『니쩐 피얼리앙(너 참 예쁘구나)』

『날리날리, 닌 꾸어 짱나(천만에요. 과찬의 말씀이예요.)』

『니쩌 루빠 찐따이어(네 유방이 참 크구나)』

여자가 놀란 얼굴로 유 회장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을 올려 가슴을 가렸다. 밖으로 나오자 무척 추웠다. 우리는 준비된 승용차에 나누어 타고 중앙대가(中央大街)에 있는 만토집단 건물로 향했다. 중앙대가는 하얼빈 중심가에 있는 번화가로 바닥은 모두 돌로 깔려 있고, 러시아식 건물이 많이 눈에 띄는 곳이었다. 호텔에서 나온 차는 제2백화점 앞을 지나 12통가로 접어들었다. 중앙대가와 이어지는 사거리에서 꺾어 송화강 방향으로 올라가자 학교 같은 커다란 건물이 나타났다. 차는 건물 안에 들어가서 멈추었다.

공항에 나왔던 부총재가 우리를 맞이했다. 여기서 말하는 부총재란 정당 부총재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식으로 한다면 그룹이나 대기업의 부회장을 뜻했다. 부총재는 다섯명 있었는데 그 중에 공황이나 건물에서 만나는 부총재 왕진후는 섭외담당 책임자였다.

그는 우리를 3층으로 안내하였다. 그곳에 총재의 방이 있었다. 총재의 집무실과 이어진 넓은 방에 회의실이 있는데 그곳에서 류 총재는 다른 간부들과 함께 우리를 맞이했다. 지난날 나는 그곳에 여러번 출입을 해서 낯설지 않은 곳이었다. 총무이사나 기술실장도 그곳을 방문한 일이 있었으나 다른 직원들은 초행이었다.

류 총재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악수를 할 때 그는 나의 손을 힘있게 잡으면서 영어로 말했다.

『당신이 이겼습니다. 축하합니다.』

이겼다는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아마도 합작회사의 경영권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가 그들이 양보했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다른 직원들을 소개시켰다. 그리고 우리는 돌아가면서 악수를 하였다. 부총재 가운데 세 명만이 눈에 띄었다. 다른 사람들은 해외로 출장 중이라고 한다. 그 밖의 간부들이 올라와 있었고 실무를 맡을 하급 직원도 눈에 띄었다.

이제 양쪽의 최고경영자가 정식 계약을 하면 부수적인 업무는 실무자들이 할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