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의 주도권을 잡아라.」 세계 통신업계의 구도를 뒤바꿀지도 모를 3세대(3G) 이동통신 IMT2000의 상용 서비스 개시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의 주요 통신사업자 및 통신기기 업체들이 기선 제압을 위해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현재로는 IMT2000 기술의 디팩토 스탠더드(사실상 업계표준) 다툼에서 절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WCDMA(비동기)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자 및 기기업체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일본·유럽 통일 방식 WCDMA의 탄생을 실질적으로 주도해 온 일본 NTT도코모와 스웨덴 에릭슨은 유럽과 일본은 물론 아시아 및 북미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에릭슨
에릭슨은 IMT2000서비스 시스템 납품에서 다른 통신장비 업체에 단연 우위를 보이며 발빠르게 앞서나가고 있다.
WCDMA 방식을 중심으로 IMT2000서비스 실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유럽과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북미 등 세계 각지에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시험 시스템의 경우 세계 통신기기 업체 중 가장 많은 17개 통신사업자에 납품(98∼99년)했다. 유럽 지역은 영국(보다폰에어터치)을 비롯해 스웨덴(텔리아), 독일(만네스만과 T모바일), 이탈리아(텔레콤이탈리아모바일), 그리스, 노르웨이, 스페인, 체코 등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일본(도코모와 재팬텔레컴), 홍콩(스마톤), 중국(정보통신부), 오스트레일리아 등이다. 북미에서도 GSM 사업자와 2.5∼3G 기술인 EDGE를 추진하는 사업자들에게 시험 장비를 제공, 공동 실험을 벌이고 있다.
상용 시스템은 5월 말 현재 세계 전지역에서 3G시스템 구입을 결정한 9개 사업자 중 6개 업체와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휴대폰서비스 세계 1, 2위 업체인 보다폰에어터치와 도코모를 비롯해 핀란드의 아란즈 모바일텔레폰 AB와 2G, 재팬텔레컴, BT셀넷 등이다.
에릭슨의 상용 시스템은 올 가을 개시할 예정인 NTT도코모의 WCDMA 실증실험에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릭슨이 3G에서 이처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100여년에 걸쳐 축적해 온 기반 기술로 만든 시스템의 안정성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릭슨은 또 WCDMA와 cdma2000은 물론 2G에서 3G로 전환하는 장비 등 2∼3G 관련 모든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는 공급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단말기,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등을 모두 포함하는 토털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애플리케이션과 관련, 에릭슨은 IMT2000 서비스의 관건이 되는 무선인터넷의 핵심인 근거리무선통신기술 「블루투스」, 무선애플리케이션프로토콜(WAP) 기술 등을 주도하고 있다. 이밖에도 위치확인(positioning)서비스 등에 대한 연구도 벌이고 있다.
◇NTT도코모
도코모는 내년 5월 우선 도쿄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만 세계 최초의 IMT2000서비스에 착수할 예정이다. 당초 일정으로는 3월로 잡고 있었으나 시스템의 수급 관련으로 약간의 문제가 생겨 2개월 정도의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6개월 후인 연말에는 월드컵 개최지(오사카, 나고야 등)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2003년에는 전국 서비스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3G와 관련, 도코모는 세계 첫 서비스 이외도 세계화 전략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도코모는 지난해 말 홍콩 최대 휴대폰 사업자인 허치슨텔레폰컴퍼니(HTCL)에 19% 출자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네덜란드의 KPN모바일에 자본 참여를 결정하는 등 동남아시아와 유럽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면서 세계화 전략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이밖에도 말레이시아 휴대폰사업자, SK텔레콤 등으로의 출자도 적극 추진중이다. 도코모의 적극적인 세계화 전략은 IMT2000이 기존 2G와는 달리 세계 시장의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어 세계 규모의 통신망 구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도코모는 전세계가 성공한 무선인터넷으로 주목하고 있는 「i모드」의 세계화에도 적극적인데 이미 HTCL에 i모드 기술을 제공, 지난달 말부터 서비스에 착수했다.
도코모는 i모드와 세계통신망 구축을 발판으로 단일 지역 최대 휴대폰 사업자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통신사업자로의 부상을 도모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