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데이터통신시장에 3두체제가 부활했다.
지난 96년 정통부로부터 사업권을 획득, 3강체제를 열었던 에어미디어·인텍크텔레콤·한세텔레콤이 오랜기간의 슬럼프와 경영위기에서 벗어나 최근 화려한 재기를 예고하고 있다.
사실 이동전화의 부가서비스로 시작됐던 문자정보, 단문메시지서비스는 거대규모 가입자를 등에 업고 급속도로 위력을 키워간 반면 무선데이터통신서비스는 틈새영역까지 위협받는 처지에 빠지고 말았다.
에어미디어는 화의신청까지 가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고 인텍크텔레콤도 초기 버스카드사업으로 반짝하는 정도였을 뿐 증자와 감자를 거듭하는 최악의 경영위기 속에 허덕였다.
한세텔레콤도 최근까지 사업을 포기하다시피 하면서 때아닌 동면상태에 빠지는 등 무선데이터통신산업 전체에 대한 폐지위기로까지 치달을 만큼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활의 전조가 처음 나타난 곳은 에어미디어.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증시열풍은 증권정보서비스를 주무기로 한 이 업체에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7만 가입자를 단숨에 넘긴 에어미디어는 최근 모토로라와의 오랜 기지국장비 수급관계를 청산하고 삼성전자와 함께 울산지역에 기지국을 설치, 서비스에 나서는 등 시스템 국산화 의욕도 보이고 있다.
증시활황이라는 객관적 조건에 따라 사업운명이 좌지우지되는 허약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에어미디어는 앞으로 독자기반 마련과 서비스 안정화가 급선무로 지적되고 있다.
인텍크텔레콤은 최근 에릭슨과 무선데이터서비스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새출발을 선언했다. 무선데이터망을 활용한 경제적이고 특화된 서비스를 가입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정보, 무선네트워크게임, 무선e메일, 통합메시징 등 틈새전략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서비스마다 그에 적합한 단말기를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이용자들에게 정액제 사용료를 제시,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체나 소규모사업장 등 업무용시장도 적극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오피콤은 최근 한세텔레콤의 무선데이터통신사업권을 전격 인수함으로써 이 분야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업체가 뒤늦게 무선데이터통신시장에 뛰어든 것은 최근 불고 있는 무선인터넷, 데이터부가통신시장 활성화와 전략적인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존에 벌이던 주파수공용통신(TRS)과 무선데이터통신을 자사 무선사업의 핵심축으로 잡고 향후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조만간 서비스형태와 아이템을 확정하는 작업을 거쳐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한다.
허물어질 것만 같았던 무선데이터통신시장이 부활쪽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이용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사업자들에는 그만큼 경쟁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 3개 업체가 앞으로 이동전화사업자들의 무선인터넷, 데이터통신서비스전략에 어떻게 맞설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