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장을 장악하라.」
최근 회사 분할의 쓴 잔을 마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공공연하게 강조해온 말이다. MS는 급성장하는 무선 인터넷 및 3세대(3G) 이동전화 솔루션시장에서 왑(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에 눌려온 것에 대한 반전을 위해 윈도CE 기반의 모바일 인터넷 플랫폼인 스팅거(Stinger)를 전략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특히 MS는 14일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이동전화단말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함에 따라 단말기는 물론 이동전화시장에도 격랑을 예고했다.
◇왑의 세력확장=무선 인터넷 솔루션 분야에서는 왑이 헤게모니를 장악해 가는 추세다. 미국의 언와이어드플래닛(UP)이 왑 기반의 브라우저 및 휴대폰용 언어인 HDML(Handheld Device Markup Language)을 바탕으로 하는 무선 인터넷 솔루션 공급을 강화하는 것을 비롯, 에릭슨, 노키아, 모토로라 등 세계적인 이동전화단말기 업체들이 왑 브라우저를 채택한 단말기를 대거 출시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 97년 폰닷컴(구 UP)을 주축으로 창설된 왑포럼에는 AT&T, IBM,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등 전세계 200여개 업체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을 정도여서 사실상의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스팅거의 반격=스팅거는 빌 게이츠 회장이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텔레콤 99」의 기조연설을 통해 처음 공개한 무선 인터넷 단말 플랫폼 프로젝트. 당시 MS는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 단말기술의 선두주자인 퀄컴과 함께 와이어리스놀로지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무선 인터넷 시장진출을 서두를 때였다. 또 MS는 같은 해 10월 삼성전자와 함께 브리티시텔레컴(BT)의 무선 인터넷 시범서비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상호협력 관계를 다졌다.
이를 토대로 MS는 앞선 무선 인터넷 서비스·단말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에서 한국통신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을 끌어들리는 데 성공하는 등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어 지난 3월 삼성전자와 MS는 기능형 휴대폰(Feature Phone) 및 스마트폰(인터넷폰)에 대한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고 14일 정식 계약을 체결, 향후 무선 인터넷 시장에서 적지 않은 파괴력을 선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망=삼성전자와 MS의 전략적 제휴를 계기로 차세대 이동전화시장을 놓고 왑과 스팅거 진영간의 혈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지난해 2월 독자적인 무선 인터넷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인 「i모드」를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일본의 NTT도코모까지 가세, 차세대 이동전화업계의 세계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스팅거 진영은 세계 최강의 CDMA국가이면서 무선인터넷이 가장 활발한 한국시장을 발판으로 도전에 나설 것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