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오케스트라 음악도 온라인 판매 시도

【본사 특약=iBiztoday.com】 바하, 베토벤, 브람스…. 오케스트라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생음악이나 녹음된 음악을 판매하는 논의가 일고 있어 사이버공간의 교향악 콘서트가 곧 흔하게 열릴 것 같다.

미국의 66개 오케스트라, 오페라, 발레단의 경영진과 음악인들은 다음달 중순 이 같은 내용을 놓고 찬반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 같은 온라인 판매는 클래식 음악의 성인 애호가를 늘리고 어린이와 교사들을 위한 교육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음악가연합회 플로렌스 넬슨 교향악 서비스 국장은 『오케스트라가 공룡처럼 흥밋거리로 전락하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교향악이 일반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문제는 이 새로운 인터넷 기술을 이용해서 어떻게 하면 콘서트의 자리를 메우고 청중을 늘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이뤄진 잠정 합의에 따르면 오케스트라는 인터넷과 관련해 두 가지 방식의 연주가 가능하다. 생음악을 녹음이 불가능한 「스트리밍 오디오」 기술로 전송하는 방식과 미리 녹음된 음악을 내려받기 해주는 방식이다.

각 오케스트라의 음악가들과 경영인들은 어떤 온라인 방식을 택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온라인 판매방식은 기존 전통적인 오케스트라 녹음 방식이 음반 판매에 따라 돈을 받는 것과는 달리 바로 돈을 받지 않고 매출이 이뤄지는 데 따라 지급 받게 된다.

넬슨 국장은 『오케스트라가 유지되려면 표를 팔아야 한다』면서도 『예술 형태로서의 음악이 보존될 수 있고 사람들의 관심을 계속해서 끌 수만 있다면 그러한 방향으로 나가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가 투표에서 승인 받을 경우 2002년 1월 31일까지 효력이 지속되게 되는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내슈빌 심포니, 뉴욕시 발레 오케스트라 등이 이미 합류한 상태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세인트루이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콘트라베이스 주자인 브래드 버클리 씨는 『이 같은 온라인 방식이 예술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주는 길을 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인터넷을 이용한 프로그램 전송이 가능해질 경우 전세계의 청중을 상대로 음악을 파는 셈』이라며 『음악을 좋아하고, 듣고, 구매하는 고객 기반을 확대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합의가 TV 프로그램의 제작과 콤팩트 디스크 및 레코드 회사를 위한 오디오 및 비디오 테이프 등의 생산을 맡는 현재의 계약을 대체하지는 못하게 된다. 그러나 오케스트라의 미래 리코딩 방식과 소비자들의 클래식 음악 구매 방법이 획기적인 변화를 맞을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에서 오케스트라 경영인들의 이익을 대변했던 조지프 크루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사장은 『레코드 회사에 음반제작을 허가하는 대신 음악인들과 오케스트라가 저작권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중개인이 설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클래식 음반의 판매가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 같은 판매 방식은 합리적으로 판단된다. 많은 레코드 회사들이 음반판매의 부진을 이유로 클래식 음악의 음반제작을 중단하고 있는데 EMI 클래식도 지난 96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의 계약을 파기했었다.

크루거 사장은 『레코드 회사가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판매를 극대화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면서 『온라인 방식에 따를 경우 오케스트라가 상업적인 가치를 떠나 모든 종류의 음악을 자유롭게 녹음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오케스트라의 운영이 온라인 방식으로 바뀌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넬슨 국장은 대규모 단체는 자금이 넉넉해 소규모 단체보다 더 빨리 온라인 방식으로 변모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는 기술적인 문제도 해결돼 음향이나 영상을 내려받기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아야 한다. 오케스트라들은 이 같은 상황이 조성될 경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넬슨 국장은 『인터넷을 매우 능동적이고 동적인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면서 혁신적인 결과를 낳기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