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발언대> 사이버공간의 올바른 언어 사용

「안냐세요, 넘넘 궁그매요, 갈쳐쥬스, …고롬 20000 안냐계세여.」

어느 한 교육사이트에 게시된 글로 학생이 과제 해결을 위해 사이버도우미에게 질문한 내용의 일부다. 이런 투의 글은 이곳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이버공간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젊은 네티즌들의 경우 하루가 다르게 이런 투의 말을 거침없이 마구 쏟아내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개인용컴퓨터 보급대수가 지난해 말 1000만대를 돌파하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 역시 100만여명을 넘어섰다. 그 중 젊은 청소년 이용 층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들의 상당 수는 제대로 된 글을 사용하지 않고 제멋대로 사용하고 있어 언어 훼손이 심각하다.

우리 스스로 우리 글을 파괴시키고 혼란에 빠뜨리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그들 중에는 이런 투의 언어 사용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오히려 표준말에 맞춰 올바로 쓰는 학생은 왕따까지 당하는 경우도 있다 한다.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이 사이버공간상의 혼란스럽고 무분별한 글을 본다면 놀라 기겁할 일이 아닐까. 비록 사이버상의 이상한 언어 사용이 채팅을 하거나 휴대폰 문자메시지 전송에 편리하다 해도 가능하면 바른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언어는 바로 그 민족 문화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사이버상의 익명성을 이용해 말과 글을 아무렇게나 쓰고 무책임하게 훼손함은 자기 자신의 인격 없음과 교양 없음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특히 호기심 많은 사춘기 아이들의 경우 모방심이 강해 잘못된 이상한 말이나 괴상망칙한 조어를 금방 받아들이게 되고 또 유행처럼 퍼뜨리게 된다.

우리의 말과 글은 우리 스스로가 지키고 가꿔나가야 한다. 사이버세상에서 청소년들이 잘못된 우리 글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이제는 어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또 부모가 나서서 자기 아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글이 올바른지 한번쯤은 확인해 보고 바르게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대로 마냥 몇 년 더 지나면 사이버세상에서 우리 글을 못알아보는 경우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학교에서도 사이버상의 윤리교육과 병행해 우리 글 사랑, 바른 우리 글쓰기 운동을 벌여나갔으면 좋겠다.

박수진 서울 구로구 구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