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신규가입자 밀려 50% 맞추기 고심

내년 6월 말까지 이동전화가입자 점유율을 신세기통신과 합쳐 50% 수준으로 맞춰야 하는 SK텔레콤(대표 조정남 http://www.sktelecom.com)이 밀려드는 신규가입자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단말기 보조금 폐지 이후 전체 가입자 규모는 감소하지만 신규가입자들이 SK텔레콤 이동전화서비스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가입자들은 10일 이후부터 다른 사업자 대리점보다 011 대리점을 집중적으로 찾고 있다.

단말기 보조금 폐지 이전인 5월에는 167만명이 이동전화서비스에 신규로 가입했으나 이달들어 신규가입자 유치는 뜸해진 상태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이달 중 신규가입자는 20만명선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해지자 수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나타날 것으로 점쳐진다.

문제는 이들 20만명의 신규가입자 중 50% 가량이 011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들이 단말기·서비스 가격이 비슷해지면서 지명도에서 앞선 011 브랜드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세기통신 가입자 유치 규모까지 합하면 현재의 가입자 점유율을 넘게 된다.

PCS 사업자의 해지율도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점유율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PCS 사업자의 불량가입자 해지가 늘면서 011 가입자 점유율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일부 PCS 사업자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불량가입자를 대대적으로 정리, 전체 가입자의 10% 정도를 해지시켰다.

지난 1일부터 실시된 정보통신부의 가개통 가입자 단속도 SK텔레콤의 가입자 점유율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쟁사 대리점들이 아예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가입자 점유율은 이에 따라 기업결합 당시 56.9%에서 57.5% 가량으로 다소 높아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체 가입자 규모는 줄고 있으나 타 사업자의 가입자 감소가 두드려져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시장 점유율을 낮추기 위해 불량가입자 해지기준을 강화하고 할부제도를 폐지하는 등 점유율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이 점유율 50%를 맞출지는 아직 미지수다. 대리점의 가입자 유치를 등한시 할 경우 유통조직의 급격한 붕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의 가입자 유입 규모를 그대로 둘 경우에는 내년 6월 시점을 기해 점유율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팽배해 있다. SK텔레콤은 기분 좋은 고민에 빠져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