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IT 흥망성쇠론`-하원규-

IT혁명의 물결이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IT혁명에 걸맞은 국가·정부·금융·기업모델의 창조에 성공하는 나라는 흥하고 그렇지 못하면 쇠한다는 「IT 흥망성쇠론」이 새천년 국가경영의 지침이 되고 있다.

그 단적인 사례로서 90년대 초반 IT혁명을 선도한 미국경제는 10년간에 걸친 역사적 번영을 구가하고 있으나 20세기 공업사회형 성공모델에 도취한 일본은 IT에 의한 사회경제 개혁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나머지 최근까지 10년에 걸친 장기불황을 겪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은 IT기술의 확보야말로 21세기 국제 경쟁력의 원천이며 동분야에 대한 시장원리의 가속화가 곧장 국가 경쟁력 강화에 직결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것이 최근 미 상무부가 발표한 「디지털이코노미 2000」 보고서다. <본지 6월 8일자 참조>

이 보고서는 IT산업과 인터넷이 강력하면서도 건강한 미국경제를 창출시킨 수레바퀴였다고 지적하며 그 영향으로 미국은 위대한 번영과 새로운 가능성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하고 있다. 구체적 사례로서 이 보고서는 IT산업은 경제성장의 3분의 1을 견인했으며, IT기술의 진보는 컴퓨터와 통신가격을 연평균 25% 인하시켜 결과적으로 0.5%의 인플레이션 억제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미국 총 R&D투자를 연평균 6% 증가시켰고 IT생산부문의 고용인은 98년 현재 전체 근로자의 6.1%인 740만명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번 상무부 보고서는 98년과 99년에 각각 발간한 「이머징 디지털이코노미Ⅰ·Ⅱ」에 이어 3번째다. 98년판이 클린턴의 「전자상거래의 세계화 구상」 일환으로서 전자상거래 중심의 IT혁명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다루었다면, 99년판은 98년판을 보완하여 인터넷 등 IT혁명이 미국경제 전체와 개별부문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력을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2000년판은 IT혁명의 성공적 추진으로 이미 세계 최초로 디지털 경제를 구축한 미국 신경제의 승리선언이자 자신감을 세계에 과시한 IT혁명 세계화 전략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직시해야 할 점은 이 보고서가 PC와 인터넷의 융합이 가져다준 정보통신산업의 대중화를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보편화할 것을 계몽하는 IT혁명 가이드 라인이라는 점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인터넷 관련 산업이 전세계 경제의 주력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보고서의 상황진단에 주목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상무부의 보고서는 인터넷 중심의 세계경제 시대를 대비하는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일국의 경제 전체를 IT와 상관성이 적은 T(Traditional) 경제와 IT를 충분히 활용하는 E(Electronic) 경제로 대별할 수 있다면, 현재의 미국도 「T」와 「E」의 규모비율이 대략 9대 1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10%의 E경제가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바로 이 E경제가 미국 경제를 반석위에 올려 놓았다는 사실이다.

또한 IT 혁명에 의해 견인된 미국식 신경제의 채택을 세계에 권장하는 계몽서이기도 하다. 미국은 일찍이 경쟁에 의하여 새로운 IT의 미래를 개척하는 길을 선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국가가 가진 IT기술을 민간에 개방하고 이를 경쟁적으로 활용하는 환경을 정비함으로써 IT혁명을 기폭제로 하는 신경제 구축에 성공한 것이다.

오는 7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G8회담에서는 IT혁명을 통하여 지속적이고 균형적인 세계 경제성장을 실현한다는 취지를 담은 「IT헌장」을 채택할 것이라고 한다. 선진국들은 이처럼 현대국가의 존망을 경제·정치·행정·교육·의료 등 국가사회의 중핵부문을 얼마나 빨리 IT사회로 적응시키는가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 우리는 지금 IT를 기반으로 국가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혁하고 IT 혁명추진을 위한 국내외적 과제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총체적 IT입국체제로의 대전환을 준비해야 할 때인 것이다. 바로 이 점을 상무부 보고서는 암묵으로 우리에게 강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