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TV 경제학-김명환-

인터넷TV네트웍스 김명환 사장

분단 55년만에 양국정상의 만남은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온 국민을 흥분하게 만드는 그야말로 대사건이었다. 우리나라 국민들뿐만 아니라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로 집중, 세계 평화의 새로운 장을 기원했다.

만약 TV가 없었다면 이 역사적인 이벤트가 어떻게 세상에 알려졌을까? 이 역사적 이벤트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한 것이 바로 TV의 괴력이다. 세계인은 TV를 통해 감동의 순간도 체험했지만 한편으로는 TV의 위력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지금까지 TV가 한 일은 방송국에서 보내주는 전파를 수신, 화면에서 볼 수 있게 하는 역할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파괴력은 엄청났다.

TV에 인터넷이라는 첨단 기술이 결합되면서 TV로 인해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과 생활의 질 향상이 가능하게 돼 TV가 바보상자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음은 물론 그 영향력 또한 엄청나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TV는 매년 1억4000만대 이상이 보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만 해도 230여만대의 TV가 매년 공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만 누적으로 보급돼 있는 TV가 최소 1500만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렇게 많이 공급돼 있는 TV를 생산적인 측면보다는 오락적·소비적인 측면에 더 많이 비중을 두고 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TV는 사회학 측면에서는 연구대상이었으나 경제학에서 TV는 광고 마켓 정도로만 인식됐던 것이다.

만약 각 가정에 한 대 이상 보급돼 있는 TV를 이용해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면 얼마나 될까?

1200만 가구에서 TV 한 대가 매일 10원씩만 번다고 하면 1억2000만원이고 100원씩만 번다고 하면 12억원이라는 단순한 계산이 나온다. 단순비교라는 오류가 있긴 하지만 이같은 계산이라면 1년에 4000억원 이상이다.

「도대체 TV가 어떻게 돈을 버는가」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가능하다. 이미 대세가 돼버린 인터넷 기술의 발달은 일방향이던 TV에 마치 생명을 불어넣는 것처럼 양방향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TV 보유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주식거래, 홈뱅킹, 인터넷 보험 및 영화, 게임, 교육 등 인류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AOD:Anything On Demand)이 TV의 대화면을 통해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된다.

TV 등장→컬러 방송→위성 중계 방송 등 지금까지 인간생활 변화에 세 번의 큰 영향을 끼쳐온 TV가 이제 인터넷과의 성공적인 결합을 통해 네 번째의 혁명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TV는 시청용이 아니라 사용하는 단말기 개념으로 바뀌게 되며 TV 보유자도 시청자가 아니라 이용자가 된다. 이제 TV를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해볼 때가 된 것이다.

그래서 TV와 인터넷의 만남은 사용의 편리성·가격문제 등의 장점 외에도 이같은 측면에서 디지털-넷트워크로 대표되는 신 경제체제의 새로운 인프라로 부상, 이른바 「T-Commerce」라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