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커런트]「인터넷 골드러시」 시작됐다

휴대폰은 이제 단순히 전화만 하는 도구가 아니다. 최근 새로 개발되고 있는 휴대폰은 인터넷 검색은 물론 동영상까지 주고받을 수 있어 기본적인 전화 통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자상거래 수단으로도 큰 인기를 끌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통신사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이른바 「인터넷 골드러시」가 시작된 것이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컨설팅 회사인 포레스터리서치(http://www.forrester.com)와 공동으로 기획하는 「EC커런트」의 세번째 이야기는 통신사업자가 기대하는 「인터넷 골드러시」의 가능성과 이를 실천에 옮기는 전략 등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요즈음 전세계 통신업계에는 전통적인 음성통신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우선 음성통신의 수익성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는 데다가 인터넷 무료전화의 등장은 통신사업자들의 생존기반까지 뿌리째 뒤흔들어 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는 통신사업자들에게 새로운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가 최근 미국의 주요 통신사업체 경영자 20여 명을 인터뷰했을 때에도 이러한 반응은 한결같았다.

◇전화요금과 광고·판매수입까지 기대

이들과 인터뷰한 내용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휴대폰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휴대폰 가입자가 늘어나고 이에 비례해 통화료 수입도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 휴대폰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 통신사업자들이 확보하고 있는 수백만 명의 휴대폰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수입도 상당할 것으로 통신사업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꽃을 판매하는 「1-800-플라워스」 등과 같은 웹사이트 업체들에 휴대폰 단말기는 가장 매력적인 광고 수단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통신사업자들은 이 밖에도 전자상거래 사업에도 직간접으로 참여해 그 수익의 일부를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스프린트나 벨사우스 등 통신사업자들은 자사 휴대폰 가입자가 아마존과 티켓마스터 등의 웹사이트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나눠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은 이처럼 휴대폰과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 자신들이 그 주역으로 활약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것은 상당히 잘못된 상황판단이다. 통신사업자들이 무선 전자상거래(M커머스) 시대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는 것이 포레스터리서치의 분석이다.

◇선결과제도 많다

무엇보다도 최근 휴대폰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자들의 시도가 대부분 기대한 것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US웨스트와 벨애틀랜틱은 최근 매달 20달러를 받고 휴대폰 가입자들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기대한 것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표참조

휴대폰 가입자들은 또 휴대폰을 열 때마다 튀어나오는 광고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휴대폰을 이용한 데이터 서비스도 아직 신통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별로 다를 것이 없다. 현재 휴대폰으로 제공되는 데이터 서비스는 뉴스와 스포츠, 날씨 등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 정보는 동영상을 제공하는 데스크톱 PC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직 문자위주인 휴대폰에 적합하도록 개발된 콘텐츠는 태부족인 형편이다.그 결과 휴대폰 가입자들의 82%가 데이터 서비스에 관심이 없다고 대답할 정도인데 이러한 냉담한 반응으로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인터넷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통신사업자들은 「M커머스」 시대의 주역이 되기 어려운 아킬레스건과 같은 약점도 몇가지 갖고 있다.

우선 인터넷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야후와 AOL, 아마존 등과 같은 온라인 브랜드이지 그것이 어느 통신회사를 거쳐 그들에게 전달되는지에 대해서는 도무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정보통신 기술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면 휴대폰 사용자들이 통신사업자를 거치지 않고도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웹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는 약점도 갖고 있다.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2003년을 전후해 이동통신 업체들과 수익을 나눠갖기 위한 협상을 벌일 필요를 못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휴대폰과 인터넷을 이용해 전자상거래를 하는 「M커머스」에서 통신사업자들이 주역을 기대하는 것은 여러모로 어렵게 됐다. 따라서 통신사업자들도 M커머스 시대에 전자상거래 및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기대는 하루빨리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면 통신사업자들의 「인터넷 골드러시」는 한갓 신기루로 끝나고 마는 것일까. 그런 것은 물론 아니다.

◇욕심을 버리면 「진짜」 기회가 보인다

욕심을 버리면 그것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던 「진짜」 기회가 보이는 법이다. 휴대폰과 인터넷을 이용해 전자상거래를 하는 「M커머스」 시대가 되면 가장 먼저 휴대폰 가입자 수와 함께 이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 통신사업자들은 막대한 추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몇가지 통계숫자만 살펴봐도 이러한 상황은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우선 미국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오는 2005년까지 1억7700만 명에 이르러 이동전화 보급률이 현재 30%보다 2배 정도 높아진 61.5%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동전화 수수료 수입도 같은 기간 동안 426억달러에서 1012억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또 인터넷을 통한 무선 데이터 통신을 이용하는 가입자 수도 오는 2005년 1억1100만명에 달해 보편화될 전망이다. 이로 인한 무선 데이터 통신 수입도 올해 50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오는 2005년 38억달러로 5년 동안 무려 1000배 가까이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통신사업자들이 주력해야 할 전략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무선 이동 인터넷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한 통신환경을 정비하는 한편 우수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통신사업자들은 더 이상 휴대폰 가입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유치하거나 다른 인터넷 회사와 연결시켜주고 몇 푼의 수수료를 챙기는 정책을 포기하고 이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휴대폰 가입자들에게 팩스와 전자우편이 왔다고 알려주는 통합 메시징 서비스(UMS)를 제공하는 것은 이제 기본에 속한다. 앞으로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해 전자우편의 내용까지 휴대폰 가입자들이 단말기를 통해 들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데에도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통신사업자들은 또 휴대폰의 제조 및 콘텐츠 제공업체들과도 협력해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의 종류와 품질을 개선하는 데에도 앞으로 더욱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예를 들면 미국 통신장비 회사인 모토로라와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아리바와 i2 등과도 제휴, 전자장터인 e마켓플레이스를 개설하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전세계 젊은 네티즌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음악 사이트인 MP3와 냅스터, 상품정보를 모아놓은 웹사이트인 IQ오더와 바포인트 등과 제휴를 확대하면 휴대폰 가입자들이 인터넷을 검색하는 횟수와 시간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표> 주요 통신업체별 인터넷 및 무선 데이터 서비스 계획

업체명=인터넷 요금=무선 데이터통신 요금=특징

에어터치=무료=사용시간당 요금청구(음성통신과 같은 수준)=MSN과 공동 마케팅

AT&T와이어리스=무료==기업용 서비스만 제공

벨애틀랜틱=월 9.95=사용시간당 요금청구(음성통신과 같은 수준)=

벨모빌리티=무료=1분당 15∼30센트=다양한 무선 데이터 서비스

GTE와이어리스=월 9.95=사용시간당 요금청구(음성통신과 같은 수준)=전자우편·맞춤 데이터 서비스

넥스텔=월 14.95 월 19.95=사용시간당 요금청구(음성통신과 같은 수준)=2종류(기본과 우대) 서비스

스프린트PCS=월 9.99=월 9.99=무선 인터넷 시장의 선두, 1·4분기 가입자 600만명 돌파

단위: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