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간 소프트웨어 교류가 최근 들어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지난 19일 베이징에 IT센터를 개설한 데 이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도 베이징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중국 및 대북 사업에 관심이 높은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를 입주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삼성전자는 북한 조선콤퓨터센터와 공동으로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센터를 지난 3월부터 베이징에 개설해 운영중인데, 통일 워드 프로세서뿐 아니라 중국어 문자 서비스가 가능한 휴대폰 개발도 추진중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1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중국 소프트웨어 전시회 및 기술세미나」에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한국관을 설치해 중국 소프트웨어 업계를 대상으로 국내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들어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느낌이다.
이 같은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중국 진출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중국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들의 방한도 이어지고 있다. 26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리는 SEK 전시회에 중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양천행 회장과 렌샹그룹·만방데이터·동방통기술 등 중국의 대표적인 IT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해 둘러 볼 예정이며 양국의 소프트웨어협회간에 양해각서(MOU) 체결도 예정되어 있다. 이번에 방한하는 중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일행은 서울과 경주에서 각각 중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황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비즈니스 상담회도 가질 계획이다.
이처럼 한중간 소프트웨어 교류가 활발한 것은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로선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동일한 문화권에 속해 있는데다 대북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다.
그렇지만 전략적인 차원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과 실제 우리 소프트웨어 업계가 중국 시장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점은 별개의 문제다. 다른 나라도 그렇지만 우선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다. 중국이 우리와 정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까운 나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우리가 경험적으로 축적한 지식의 깊이나 넓이가 아직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컴퓨터산업부·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