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모뎀 품귀 오래갈듯

케이블TV망을 이용, 초고속 인터넷을 구현하는 가입자 장비 케이블모뎀(CM)의 공급 적체현상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CM공급 적체현상이 올 2·4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풀릴 것으로 전망됐으나 핵심부품의 수급난이 계속되고 타 부품으로 확산됨에 따라 공급적체현상이 당분간 풀리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활황세를 타고 있는 이 시장을 자칫 외국기업들에 내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CM은 올들어 디지털가입자회선(ADSL)과 함께 초고속 인터넷 열풍을 이끄는 기재로 급부상, 지난해의 10배 수준인 100만대 수요를 넘어 최소 150만∼180만대, 최대 200만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핵심부품 수급난에 따른 생산차질이 장기화되면서 CM 주문량에 대한 발주비율이 30∼40%에 머물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전자가 공급하는 CM용 D램은 최근 개당 단가가 6달러에서 8달러로 급등한 데 이어 1주일 단위로 가격이 변하는 등 CM업체들의 비용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S램, 인텔이나 AMD의 플래시메모리도 상황은 마찬가지며 그나마 물건이 없어 적기에 공급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부품구득난이 CM의 고주파회로(RF) 변조를 담당하는 튜너로까지 옮겨가면서 CM업체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현재 CM용 튜너는 테믹(Temic)·톰슨·알프스 등이 공급하고 있는데 주문에서 공급까지 최소 3, 4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튜너는 한번 CM에 채택되면 회로설계 구조상 다른 모델로 대체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같은 부품수급난에 따른 국내업체들의 CM 공급적체로 말미암아 모토로라·터보컴·스리콤 등 해외업체들의 국내시장 점유율 확산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토로라는 이달 이후 한국시장에서 매월 5만대 이상의 CM을 공급하겠다는 야심을 내보이고 있으며 터보컴·스리콤·테라욘·컴21 등의 시장공략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