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특약=iBiztoday.com】 실리콘밸리 신생 PDA회사 핸드스프링(http://www.handspring.com)이 22일 첫 주식 상장(IPO)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세계 핸드헬드 컴퓨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팜(http://www.palm.com)의 창업자인 제프 호킨스와 주요 개발진 중 한사람이던 도나 더빈스키가 독립해 세운 신생회사다. 이번 핸드스프링의 성공적인 데뷰는 최근 닷컴 회사에 대한 솎아내기와 함께 벤처캐피털의 자금 지원 고갈이란 거센 역풍 속에서도 기술력과 경영 능력을 갖춘 벤처회사는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사례로 꼽힌다.
핸드스프링은 이날 「HAND」라는 심벌로 나스닥 시장에 주당 17∼19달러로 전체 주식의 8%에 해당하는 1000만주를 상장시켜 모두 2억달러를 유치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장중 한 때 28.25달러까지 치솟았다가 26.94달러로 장을 마쳤다.
창업 2년의 핸드스프링은 이에 따라 회사 시가총액이 25억1000만달러에 이르는 대형 핸드헬드 컴퓨터업체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 회사는 팜의 운영체계(OS)를 사용하는 화려한 색깔의 PDA 바이저(visor) 제조업체로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인 벤치마크 캐피털과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바이어스의 지원을 받고 있다.
IPO시장 분석사이트인 IPO(http://www.ipo.com)의 제프 허시콘 시장분석담당관은 『핸드스프링은 팜과 달리 잠재력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면서 『이 회사의 핸드헬드 단말기는 수요가 높은 데다 해외진출도 활발해 전망도 밝다』고 평가했다.
핸드헬드 단말기 시장은 이제 막 형성되려는 초기단계다. 팜의 단말기가 지난 몇년간 실리콘밸리에서도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등장했지만 보다 광범위한 소비자 시장은 아직 자리잡지 못한 상태다. 전세계의 PC가 최근 2억9000만대에 달하는 반면 이 같은 핸드헬드 단말기는 겨우 600만대에 불과하다.
시장조사 회사들은 핸드헬드 단말기 시장이 오는 2003년에는 14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무선 휴대폰 회사들이 이 분야의 진출을 서두르면서 핸드헬드 시장은 앞으로 수개월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스웨덴의 이동통신업체 에릭슨(http://www.ericsson.com)은 기존 핸드헬드 컴퓨터의 정보관리 기능을 통합한 에릭슨 R380 휴대폰을 올해 여름 출시할 예정이다. 이 휴대폰은 세계 최대 무선 휴대폰 제작업체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심비안(http://www.symbian.com)의 EPOC 운영체계를 쓰고 있다.
핸드스프링은 설립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경영상태는 비교적 좋은 편이다. 이번 IPO와 관련해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마운틴뷰에 있는 핸드스프링은 지난해 가을 바이저를 출시한 이래 약 5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25만대의 바이저 단말기가 팔렸다는 계산이다.
핸드스프링은 처음에는 자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이 단말기를 판매하다가 지금은 베스트바이, 스테이플즈, 아마존 등을 통해서도 팔고 있다. 그 동안 지연됐던 바이저의 스프링보드 확장 슬롯에 적합한 모듈의 출하도 시작돼 핸드스프링은 또 한번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 경영진들의 경영·기술 전략도 돋보인다. 특히 호킨스와 더빈스키에게 쏟아지는 업계의 평가는 대단하다.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의 데스크톱 및 이동통신 기술 담당 롭 엔덜리 부사장은 『기술혁신의 선구자인 두 사람이 팜을 떠나면서 기술혁신의 바람도 이 회사에서 사라졌다』면서 『핸드스프링이 수년 내로 팜을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두 사람은 스리콤(http://www.3Com.com)이 팜을 인수한 뒤 분사 요청이 거절되자 팜을 떠났다. 두 사람이 사직한 뒤 스리콤은 전략을 수정해 올 최대 규모의 IPO를 통해 지난 3월 팜을 상장시켰다. 당시 팜의 IPO는 상당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지난 3월 2일 38달러에 거래가 시작된 팜은 거래 시작 몇 시간 만에 165달러까지 치솟은 뒤 수주 동안 하락세를 보여왔다. 최근 한달 동안은 20∼30달러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핸드스프링의 성공적인 주식상장은 최근 첨단기술주 주가폭락으로 IPO시장이 완전히 죽어버리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과 같다. 한 벤처캐피털 사장은 『월가의 펀드에 계속 돈이 몰려들면 IPO는 계속해서 나오기 마련』이라며 『펀드가 정체상태를 보이면 IPO시장도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덕최기자 dougchoi@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