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남과 북`은 환상의 파트너-이강민-

분단 55년만에 드디어 통일의 물꼬가 터졌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남과 북이 보다 폭넓은 교류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남북경협은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북으로의 진출은 세계의 그 어느 곳에 한국 기업이 진출한 것보다 훨씬 값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남과 북이 서로의 힘을 합쳐 세계로 진출하게 된다면 우리의 힘은 두배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자면 먼저 서로간의 더욱 긴밀한 화합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경제부문에서 손을 잡기 위해서는 우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서로가 경쟁상대가 아닌 동반자로서 서로의 힘을 합쳐 세계를 상대로 경쟁해야 할 것이며, 서로의 공동 목표인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 매진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측의 경제적인 수준이 조금 낮다고 해서 시혜적인 차원에서 물자를 지원한다거나 북을 이용한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근시안적인 사고로 당장의 이익을 노린다면 어떠한 상호협력도 이루어질 수 없을 뿐 아니라 남북경협의 역사적인 과업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남과 북이 힘을 합한다면 세계를 상대로 최고가 될 수 있는 분야는 아주 많다. 그 첫번째가 북의 수학·핵물리학·생명공학 등 기초과학 및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애니메이션·항공우주산업과 남의 응용과학·마케팅력을 합한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북의 유능한 인력을 받아들여 활용한다면 부족한 고급 인력난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되기 위해 선행돼야 할 사항들이 많다는 것이다. 우선 사회 전반적으로는 사회간접시설을 확충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서로간에 믿음이 싹터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줄곧 벤처의 새로운 모습을 그려보았다. 강한 정신력과 우수한 두뇌를 가진 북과의 만남은 더없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혁명이 주도할 새시대에 인터넷산업의 중심에 서 있는 남의 벤처가 세계를 상대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파트너를 만나게 되는 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음을 생각한다면 기쁘기 그지없다.

현재 남북경협은 대기업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물론 대기업이 선두에서 이만큼 이끌어 놓은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대기업에 그치지 않고 국내의 벤처기업과도 연결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우선 벤처 대다수가 미래지향산업인 인터넷 관련 기업들이며, 또 벤처기업이야말로 특유의 자율성과 도전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서로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전세계에 도전할 수 있는 또 다른 민간외교의 선두가 되리라 사려된다. 벤처기업의 핵심은 독특한 아이디어의 창출에서부터 시작된다. 남과 북이 하나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지며, 사업적인 측면을 제외하고도 뜻깊은 일이 될 것이다.

이 중요한 시점에서 남과 북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해답은 오로지 남과 북의 평화적인 통일에 그 해답이 들어있다. 얄팍한 경제논리를 따진다든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좇는다면 그토록 피땀어리게 가꾸어온 통일을 저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다시 한번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경축하며 앞으로 통일의 시대를 맞아 이제 세계에 한민족의 기상을 활짝 펼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