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네트워크 업체, 중대형 분야까지 진출

소용량 라우터 시장에서 시스코 등 거대 해외업체를 위협하고 있는 국내 네트워크 업체들이 중대형 라우터 분야까지 진출, 시장 진입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업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소호용 라우터 시장의 경우 그 동안 수요를 이끌어냈던 PC 게임방의 성장이 주춤거리면서 시장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반면 중대형 라우터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지속적인 인터넷 속도 개선 노력에 따라 앞으로 30∼40%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이의 진입 여부에 국산 라우터 업체들의 올해 성적표가 좌우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산인터네트, 아이씨네트, 한아시스템 등이 중대형 라우터 개발에 성공했거나 개발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다산인터네트(대표 남민우)는 최근 자체 고유기술로 DS3급(45Mbps) 중대형 라우터 3종을 개발, 코엑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코리아네트 전시회에 출품했다. 이번에 발표된 라우터 3개 모델은 대기업이나 통신사업자들도 사용할 수 있는 중형급 제품으로 그 동안 다국적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사가 국내 시장을 독점해왔다.

출품된 제품은 8개의 T1/E1 원거리통신망(WAN)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버텍스3108」과 2개의 DS3(45Mbps) WAN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고속 인터넷 라우터 「버텍스3302」 그리고 전화국에 설치되는 중대형 스위칭 라우터인 「버텍스7012」다. 특히 7012의 경우 국내 전화국에 주로 설치된 시스코의 7000시리즈 제품과 성능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이하여서 시장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다산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아이씨네트(대표 신보식)도 이번 코리아네트 전시회에 중형 라우터 서버인 「IW-7500」을 출품했다. 이 제품은 최대 40개의 T1/E1 포트, 2개의 T3 라인, 또는 1개의 OC3(45Mbps) 회선과 연결돼 라우팅 기능을 제공한다. 또 2개의 고성능 프로세서를 채택, 내부 처리속도를 높였으며 10/100 패스트 이더넷 접속 기능도 지원한다. 이 회사는 조만간 한국통신에 제품 테스트를 의뢰할 예정이며 테스트가 끝나는대로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국네트워크연구조합(이사장 서평원)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LG정보통신, 다산인터네트, 성지인터넷 등 4개사 공동으로 올해 초 초고속 라우터 개발에 착수했다. 이 컨소시엄은 1차로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 2년간 약 90억원을 투입해 20∼80Gbps급 중형 라우터를 개발하고 이어 오는 2002년까지 1년간 2차 과제로 320Gbps급 대형 라우터를 개발하게 된다.

이와 관련 LG정보통신은 미국에 연구법인을 설립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한아시스템도 DS3급 라우터 개발에 착수, 연내 제품을 상용화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 국내 중대형 라우터 시장은 1300억원 규모로 전망되며 시스코사가 10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보여왔으나 주니퍼의 시장진입, 국내 장비업체들의 도전으로 하반기부터는 치열한 시장경쟁이 예상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