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GSM 단말기 생산대국

삼성전자를 비롯한 LG정보통신 등 국내 정보통신 장비업체들이 유럽형이동전화(GSM) 단말기 생산에 주력, 우리나라가 조만간 이 분야에서 생산대국으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한다.

이들이 1∼2년내에 생산하려는 단말기는 연간 2000만대로 전세계 GSM 단말기 수요의 10% 가까이 되고 또 수출목표도 30억∼40억달러로 잡고 있다고 한다.

국내 업체들이 계획하고 있는 GSM 단말기 2000만대 수출은 핀란드의 노키아가 지난 한해 동안 무려 7600만대를 생산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내세울 것이 없는 듯하다.

그렇지만 그동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분야에 치중해온 국내 장비업체들이 생산품목을 다양화, 전세계 단말기 시장의 70∼80%를 차지하는 GSM사업을 강화함으로써 앞으로 성장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 우리나라의 이동전화 단말기 수출은 전체 정보통신기기 수출의 약 5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품목으로 앞으로 GSM 단말기 수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무역수지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또 그동안 미국·브라질·홍콩·중국 등에 편중됐던 수출지역도 유럽으로 다변화됨으로써 국제무역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더욱 CDMA 단말기 분야에서 원조인 우리나라가 이 방식의 단말기도 지속적으로 생산·수출할 것으로 기대돼 이동전화 단말기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한층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GSM 단말기 분야에서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GSM 단말기의 유럽 수출이 갖는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일이다.

유럽은 앞으로 4∼5년내에 현재의 2세대 이동전화 단말기가 IMT2000으로 거의 대체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IMT2000 단말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전에 우리가 조기에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특히 유럽의 GSM 단말기 시장에서의 수출성공 여부는 앞으로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 단말기 시장에서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번 GSM 단말기 수출은 앞으로 IMT2000 단말기라는 거대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로서 막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은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투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업체들은 조속한 시일 안에 국산 단말기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겠다. CDMA 분야에선 세계 최고의 기술을 지니고 있는 국내 업체지만 GSM 분야에서는 유럽 유수의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 한국 제품이 인지도면에서 불리한 점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성숙된 유럽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높은 수준에 맞추지 못하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은 현지에 연구소를 두거나 현지업체와의 협력·제휴를 통해서라도 부족한 점을 하루 빨리 보완해야 하겠다. 크기·디자인·기능 등 현지인의 특성에 맞는 제품을 개발, 유럽시장에서 조속한 시일 안에 큰 성과를 거두기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