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퀄컴(http://www.qualcomm.com)이 아시아 시장의 잇따른 악재로 위기를 맞았다.
퀄컴은 최근 중국 시장 진출 무산과 한국 정부의 단말기 보조금 금지 정책으로 인해 주가 하락과 매출 감소 등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의 불행은 지난 2월 중국 차이나유니컴과 맺은 CDMA 기술 계약이 흐지부지되면서 시작됐다. 퀄컴은 중국을 한국에 이은 제2의 CDMA 거점으로 삼으려 했지만 차이나유니컴이 현 CDMA 기술 도입을 취소함에 따라 사실상 연내 중국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27배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퀄컴의 주가는 올들어 7개월 연속으로 하향세를 기록해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퀄컴의 최대 시장이었던 한국에서도 나쁜 소식이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가 업체들의 단말기 보조금 지급 관행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한 것. 지난달 24일 이 소식이 전해지자 퀄컴의 주가는 바로 3%의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 발생한 악재의 영향은 지금부터가 시작일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2000 회계연도 4분기 CDMA칩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28일 발표했다. 퀄컴은 이달부터 시행된 한국의 보조금 금지 정책으로 인해 100만∼200만개 정도의 칩 판매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처럼 악재가 잇따르는 가운데서도 증시전문가들의 퀄컴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지난해 같은 고성장은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다는 비관론부터 차이나유니컴이 차세대이동통신기술로 퀄컴의 cdma2000을 채택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