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한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의 파격적인 판촉활동에 기존 자동차 대리점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 웹사이트들의 자동차 가격할인 공세로 가뜩이나 예민해져 있는 대리점들로서는 웹사이트들의 대규모 마케팅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 구매 정보를 제공하는 에드문드닷컴(Edmunds.com)은 7월 7일부터 9일까지 애틀랜타에서 「에드문드 라이브」라는 자동차 판촉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5달러를 내고 박람회에 참가한 소비자들은 50여가지 모델 중 하나를 아무 조건 없이 시운전할 수 있다. 주최측은 132대의 예비 차량을 구비, 유명 모델에 시승 신청이 몰리더라도 무리 없이 소화해 낼 수 있도록 했다. 수십 가지의 차종을 한곳에 모아놓고 골라서 시승할 수 있게 하는 판촉행사는 미국 자동차 판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행사장에는 수백 명의 전문 상담요원이 배치되어 차량 구입에 관한 모든 것을 컨설팅하게 된다. 총 비용은 1500만달러이며 행사장의 총 면적도 축구장 22개를 합쳐놓은 것만큼 거대하다. 에드문드닷컴은 애틀랜타 외에도 5개 도시를 추가로 계획하고 있으며, 행사기간 동안 약 6만여 명의 참가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행사의 주목적은 에드문드닷컴의 브랜드 홍보지만 주최측은 현장 판매를 통한 매출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드문드사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 에이비 스타인로프는 『이제 소비자들은 여러 자동차 판매상을 돌아다니며 자동차를 비교하거나 세일즈맨과 흥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중형 세단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는 도요타의 테스트 트랙에서 차를 몰아보고 나서 경쟁사의 모델인 혼다 어코드, 포드사의 토러스, 새턴 L시리즈, 올즈모빌의 알레로와 니산의 맥시마 등을 직접 시운전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시운전을 마치면 현장에 마련된 컴퓨터가 할부 이자율과 보험료를 자동으로 계산해준다.
그러나 에드문드의 이런 마케팅 방식에 대해 일부 대리점들은 「부질없는 돈 잔치」라고 혹평하고 있다. 괜찮아 보이는 자동차를 한 번 시승하게 하는 것으로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얼마나 자극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구매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연 소비자가 대리점을 제쳐두고 에드문드닷컴 사이트에서 구매하게 될지도 의문이다. 샌프란시스코 BMW 매장의 영업 총괄 이사 레이먼 마셸은 『우리가 백화점에서 옷 한 벌을 살 때도 직접 돌아다니며 입어보고 고른다』며 『상설 전시장을 갖추지 못한 에드문드가 일회성 이벤트로 얼마나 많은 구매자를 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한 대리점 관계자도 『온라인상으로 경쟁 제품을 나열하게 되면 품질 좋은 제품보다는 값이 싼 제품을 구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과연 그것이 바람직한 구매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에드문드닷컴 측은 이에 대해 『소비자는 구매할 제품을 거의 결정한 상태에서 대리점을 방문한다』며 『소비자의 최종 결정 과정을 도와줌으로써 자연스럽게 판매로 연결한다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자동차 시승 박람회에는 온라인 자동차 중개 사이트인 카스디렉트닷컴(CarsDirect.com)과 1소스오토워런티닷컴(1sourceAutoWarranty.com) 등 자동차 관련 온라인 업체들이 대거 스폰서로 나서 자동차 판매방식을 놓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전면적인 대결이 임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