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중단돼왔던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의 네트워크 분야 해외기술 아웃소싱이 재개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네트워크 장비 부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해외 선진기술 수혈이 절실하다는 내부 목소리가 커지면서 해외 벤처업체에 지분투자하거나 공동개발에 나서는 등 기술 아웃소싱 작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계열 벤처사가 해외 네트워크 업체에 투자한 것을 계기로 협력관계를 강화시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IMF 이전 해외 회사를 아예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집행했던 삼성전자의 경우 투자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경험 때문에 직접 투자에는 상당히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정보통신(대표 서평원)은 지난 4월 미국의 비동기전송모드(ATM) 및 IP 스위칭 칩 개발업체인 얼랑테크와 공동 기술 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1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도 집행했다. 이중 800만달러는 개발비로 지불되며 200만달러는 지분을 매입하는 데 사용했다. 이와 관련 LG그룹은 지난 3월 네트워크 제품 및 기술 개발, 벤처 네트워크 구축 등 인터넷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2000억원 규모를 투자키로 결정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테라비트 라우터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미국의 아비치사에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벤처투자가 지난 4월 총 350만달러를 투자, 5%의 지분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아비치가 개발한 테라비트급 라우터 「아비치 TSR」의 관리시스템 개발, 타사 제품과의 연동성 테스트 등 국내 현지화 작업을 진행해왔으며 이번 투자건을 계기로 향후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인 협력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 벤처업체인 한아시스템(대표 신동주)은 지난해 국내 벤처업체인 텔리맨사에 200만달러 상당의 투자를 집행한 데 이어 대만의 네트워크 장비 벤처업체인 에이탄사에 총 6억원을 이달 내로 투자키로 했다. 또 미국의 모 업체와도 기술 공동 개발을 추진하면서 200만달러 상당의 지분 투자를 논의하는 등 지분 투자를 병행한 기술 아웃소싱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