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 대북통신사업에 나선다.
이에 따라 현대는 장기적으로는 통신업계의 유력사업자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확보케 됐다.
10일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말 정주영 명예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에 「남북경제협력 기반 위에서의 북한의 유무선통신서비스 제공」에 대해 합의, 현대 주도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빠른 시일 내에 이를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대가 주도할 컨소시엄 구성 등 세부방안을 마련, 최근 정통부 및 관련 부처에 보고했으며 조만간 정부와 실무 협의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전자 고위관계자가 최근 북한의 유무선통신서비스 및 운영계획, 이를 위한 국내업체 컨소시엄 구성 의사를 정통부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가 단독사업보다는 컨소시엄을 선호하고 있는 것은 소요재원이 부족한 데다 통신장비 운용 및 서비스 부문에서의 경험부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는 정부와의 협의가 이뤄지는대로 국내 기간통신사업자 및 대북 투자를 희망하는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했으며 이를 서비스별(역무별)로 할 지 아니면 종합 그랜드컨소시엄으로 구성할 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고 정부와의 최종 협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북한의 시외·국제 전화 서비스는 현대전자가 대주주인 온세통신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평양 시내전화망 구축 및 서비스 제공은 지난해부터 현대와 세부작업을 진행해온 하나로통신이 무선가입자망(WLL) 기술을 활용, 참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평양 이동전화망 설치 및 서비스는 현대전자가 장비와 네트워크를 담당하고 SK텔레콤 등 이동전화사업자가 컨소시엄에 참여, 운영을 책임지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주영 현대 전명예회장은 지난달 말 방북기간 중 평양과 금강산의 이동전화서비스 및 평양의 시내전화, 국제전화서비스 제공에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합의했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