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시아에서는 정보기술(IT)분야의 패권쟁탈이 격화되고 있다. IT산업에의 대처여부에 따라 향후 경제구도가 큰 폭으로 변화될 것이란 인식이 아시아 각국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소프트웨어(SW) 강국으로 부상한 인도, 나라 전체가 IT산업 육성으로 분주한 싱가포르 등 선행 국가들은 착실한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고 무한한 잠재력을 보유한 중국은 IT대국을 목표로 하드웨어 및 SW산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IT 후진국인 태국은 SW 개발거점을 정비하는 등 본격적인 IT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또 경제발전이 급선무인 베트남 역시 정부 주도의 진흥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아시아 국가들은 과거 후진국의 멍에에서 벗어나기 위해 땀을 흘렸던 것처럼 IT 후진국에서 개발국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아시아의 IT혁명 현황과 각국이 경쟁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IT관련 투자 상황을 3회에 걸쳐 조명한다.
◇중국의 IT산업
중국의 IT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T산업의 총 생산액은 전년대비 20% 증가한 2050억위안에 달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율도 2.5%로 98년의 2%에 비해 불과 1년 만에 0.5포인트가 상승했다.
중국 IT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PC 및 그 주변기기다. PC는 지난해 판매대수가 490만대로 아시아에서 두번● 큰 시장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판매량이 80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PC부문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자국업체들의 부상이다. 3∼4년전 까지만 해도 IBM, 컴팩 등이 중국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현재는 연상, 북대방정, 장성계산기 등 중국업체들이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업체들의 부상은 광둥성을 거점으로 한 「생산기지의 집약화」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광둥성에는 PC, 프린터, 복사기 조립 및 부품 공장이 수천개 이상 모여 있어 중국 IT산업의 전초기지로 확고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광둥성은 이제 그 규모나 성장 가능성에서 볼 때 대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세계적인 IT산업의 새로운 중심이라는 평가를 얻어내고 있다.
중국의 IT산업에서 또 하나 관심을 끄는 것은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올해 5월말 현재 1200만명을 돌파했고 중국어 사이트도 확인된 것만 3만개를 넘어섰다. 이 중 포털사이트인 「신랑망(시나컴)」 「소프트컴」, 쇼핑사이트인 「8848」 등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이트로 「알리바바닷컴」이 있는데 이 사이트는 세계 중소기업의 제품을 각 나라 언어로 판매하고 있다. 중국어 외 영어, 한국어 등의 사이트를 보유하고 있고 40만개 이상의 업체들이 회원사로 등록돼 세계적인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심지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베이징 북서부의 「중관촌」이다. 이곳에서는 올해 1∼6월에만 450개에 달하는 IT관련 업체가 새로 설립됐다.
중국 정부 역시 세제상의 우대 등 육성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IT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향후 중국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양 분야에서 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