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란 같은」 수익 내는 닷컴 기업도 많다

최근 미국에서 인터넷에 기반을 두고 소매업을 하고 있는 「닷컴」 기업들이 내년까지 대부분 도산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잇달아 발표된 후 인터넷 거품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망 벤처기업으로 칭송받던 회사들까지 하루아침에 수익모델이 불투명하다며 매도당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확실한 수익기반을 갖춰 투자자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 닷컴 기업들도 많다.

비즈니스위크(http://www.businessweek.com)에 따르면 인터넷으로 호텔예약서비스를 제공하는 HRN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900만달러의 적자를 봤으나 올해 1·4분기 동안 5500만달러의 매출에 12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현재 대리점 계약을 맺고 있는 2500개 호텔을 대상으로 객실예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5%의 수수료를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수익기반이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회원 숫자를 늘리기 위해 무리하게 광고를 할 필요가 한번도 없었다』고 자랑하고 있다.

금융정보를 개인 또는 기업에 제공하는 멀텍스(http://www.multex.com)도 지난해 25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1·4분기 동안 적자폭이 210만달러로 줄어들어 곧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또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를 운영하는 웹사이트 몬스터(http://www.monster.com)도 같은 기간 2억4400만달러의 매출에 740만달러의 순이익을 내,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흑자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세 회사는 모두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가공한 후 고부가가치 정보를 판매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이러한 비즈니스는 책이나 전자제품 등을 박리다매로 판매하는 쇼핑몰에 비해 신규 회원을 확보하기 위한 광고 등 마케팅 비용도 크게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e베이(http://www.ebay.com)는 이러한 두 가지 장점을 결합시킨 가장 이상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간의 거래를 중개해주고 그 대가로 5%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e베이는 재고를 쌓아놓을 필요가 없어 창고 및 물류비용이 들지 않는 사업을 펼쳐 지난 한해 동안에만 2억2400만달러의 매출액에, 순이익만도 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닷컴 기업들의 또 다른 특징은 노련한 경영진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수익모델이 확실한 닷컴 기업들은 대부분 회사경영의 기본에 충실하다』며 『이들 회사 경영자도 투자받은 돈을 흥청망청 써버리는 다른 닷컴 회사 풋내기 경영자들과 질적으로 다르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HRN의 CEO인 다이너 사장(41)은 지난해 온라인 비즈니스에 뛰어들기 전에 이미 호텔 및 여행관련 업계에서 10년 이상 종사했던 오프라인 최고의 전문가였기 때문에 온라인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는 존재할 의미조차 없다」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전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