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DVD PC가 다시 등장하면서 DVD롬드라이브 대중화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DVD롬은 CD롬에 비해 8배 이상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일찍부터 차세대 저장장치로 각광받아 왔다. 하지만 타이틀이 다양하지 않고 가격이 비싸 대중화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그동안 DVD롬드라이브 대중화의 발목을 잡고 있던 여러가지 문제가 해결되면서 DVD롬드라이브의 수요확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또 DVD롬드라이브의 기술적 문제까지 해결되면서 그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초기 DVD롬드라이브는 CD롬드라이브와 호환되지 않아 CD롬드라이브와 DVD롬드라이브를 별도로 장착해야 했고 드라이브뿐 아니라 재생에 필요한 가속카드도 있어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 출시되는 DVD롬드라이브는 CD롬을 완벽하게 재생할 수 있고 동영상 재생도 소프트웨어적으로 이뤄져 구입비용이 크게 하락했다.
데이터 전송속도를 좌우하는 재생속도도 발전을 거듭해 작년 말 1배속 제품이 출시된 이래 현재 12배속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오는 9월중에는 16배속 제품이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PC업체들이 DVD PC를 출시하고 제2의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다.
◇DVD PC의 현황=DVD PC 판매실적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이는 DVD롬드라이브 수요를 통해 추정해 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약 1만5000대를 형성했던 국내 DVD롬드라이브 시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2만대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하반기 시장을 포함할 경우 총 4만5000대에 육박해 작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춰보면 DVD PC 판매는 PC업체들의 판매전략에 달렸지만 적어도 4만대는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DVD롬드라이브 가격인하도 PC의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DVD롬드라이브는 초기 30만원 정도에서 최근에는 15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DVD롬드라이브 업계의 관계자들은 『국내 PC업체들이 DVD롬드라이브를 기본 탑재한 모델을 출시하게 되면 가격은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삼보컴퓨터, 삼성전자, LGIBM은 작년 초 DVD PC를 일제히 단종했지만 최근 다시 출시했거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8월 DVD PC를 출시할 계획이며 LGIBM도 씽크패드 T20, 씽크패드E 시리즈 등의 노트북에 DVD를 탑재했다.
PC뿐 아니라 DVD 재생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5채널 지원 사운드카드나 스피커 등이 많이 출시돼 있어 DVD롬드라이브의 대중화를 촉진하고 있다.
◇DVD PC 대중화의 과제=일각에서는 DVD PC 수요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한다. DVD롬드라이브 대중화가 시기상조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이 주장의 핵심은 아무리 PC 제조업체가 DVD롬드라이브를 기본 장착한 PC를 출시해 시장을 확대시키더라도 실제 사용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없으면 곧 열기가 시들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무분별한 수입제품의 난립도 대중화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일부 조립PC업체들이 주요 PC업체와의 경쟁을 고려해 일본이나 대만으로부터 이미 단종된 제품이나 문제가 있는 제품을 수백개 단위로 들여와 PC에 장착, 판매하다가 문제를 일으킬 경우 DVD PC의 수요확대는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제품은 덤핑가격으로 팔리기 때문에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고객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용자의 불신을 가중시킬 뿐이다.
실제로 이와 같은 상황은 CDRW를 채용한 PC를 내놓을 때 사례가 있다. CDRW는 올해 들어 월 1만대 규모로 시장이 성장하자 많은 수입상들이 물건을 들여와 무분별하게 시장에 제품을 내놓자 가격질서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표면적인 인기를 보고 많은 PC업체가 앞다퉈 CDRW 기본 장착 PC를 출시했지만 판매부진으로 모두 단종시켰다.
따라서 스타크래프트 같은 인기 게임이 DVD 버전으로 출시되거나 사용자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DVD 영화 타이틀이 등장할 경우 폭발적인 시장성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가격이 더욱 하락해 올 연말경이면 10만원 이하의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올 하반기는 DVD PC는 DVD롬드라이브의 대중화를 이끄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가 되면 DVD PC가 CD롬드라이브를 거의 대체해 나갈 것으로 여겨진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