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ADSL시장, 국내외 장비 업체 진검승부

ADSL 사업자 장비인 DSLAM 장비 적체현상이 상당부분 해소됨에 따라 하반기 국내 DSLAM 시장을 둘러싸고 그 동안 국내 시장을 주도해왔던 다국적 장비업체와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국내 장비업체들간의 경쟁이 2차 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그 동안 국내에 DSLAM 장비를 공급해왔던 국내외 장비업체들은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국내 수요 때문에 납기를 맞추는 데 급급, 사실상 경쟁보다는 나눠먹기 형태의 공급 구도가 형성됐다. 그러나 현대전자·삼성전자 등 국내의 대표적인 ADSL 장비업체들은 올 상반기 시행오차를 통해 상당부분 성능 개선이 이뤄지고 생산 물량도 크게 안정화됐다고 판단, 하반기 시장점유율을 크게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반면 알카텔, 루슨트테크놀로지스, 시스코시스템스, 노텔네트웍스 등 국내에 ADSL 장비를 공급해왔던 다국적 장비업체들은 ADSL 장비 공급이 국내 매출 확대의 일등공신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공급물량을 상반기 수준으로는 유지해 나가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알카텔,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해외 업체로부터 ADSL 사업자장비(DSLAM)를 전량 공급받던 하나로통신이 최근 이 업체 외에 국내외 장비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반기 공급업체 선정을 위한 성능평가를 진행, 하반기 국내 ADSL 시장 구도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하나로통신 측은 『최근 국내 제조사 2개 업체를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국산 장비업체들의 성능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며 『하반기부터는 국산 DSLAM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로통신은 이와 함께 최근 벤더 파이낸싱 계약을 체결한 시스코의 DSLAM 구매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하나로통신의 ADSL 사업자 장비는 알카텔, 루슨트 양자구도에서 시스코, 국내 제조업체 등 4강 내지 5강 구도로 하반기부터는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은 상반기 6 대 4 정도로 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해왔으나 하반기 광가입자장비(FLC) 방식의 DSLAM 장비를 전량 국내 업체로부터 구매키로 해 전반적으로는 7 대 3 정도로 국산 장비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ADSL 모뎀부분은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이 하반기부터 국산 모뎀 위주로 공급체계를 바꾼 데다가 DSLAM 부분도 국산 장비의 선전이 예상돼 하반기부터는 국산 장비가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상반기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었던 일부 다국적 업체의 경우 국내 ADSL 레이스에서 탈락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어 다국적 장비업체간에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