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대표 이계철)이 추가 구조조정 문제를 놓고 공기업 구조조정을 총괄하는 기획예산처와 첨예한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한국통신과 기획예산처 간 추가 구조조정 문제가 국가기간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 육성방안에 대한 진솔한 논의없이 감정적인 대립국면으로 진입하는 양상이다.
◇문제점 =추가 구조조정 방향을 둘러싼 한국통신과 기획예산처의 시각차는 근본적인 부문에서부터 시작한다.
현재 양측의 첨예한 대립은 지난 98년말 기획예산처(당시 기획예산위)와 정보통신부, 한국통신 간에 합의한 구조조정안의 추가적인 이행여부와 관련돼 있다.
기획예산처와 한국통신은 당시 한국통신 본체 구조조정 및 자회사, 해외사업부문에 대한 단계적 구조조정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은 98년과 99년 대대적인 인력감축과 더불어 기본적인 구조조정을 성실히 수행했다. 그러나 장기과제로 남겨뒀던 부문에 대해 한국통신은 경기회복이 이뤄지면서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는 근거로 추가 구조조정을 수행할 수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추가 구조조정 대상 =현재 양측에서 논쟁을 거듭하고 있는 구조조정 대상은 추가 인력감축과 적자사업부문 분리 및 매각, 자회사 정리로 압축된다.
추가 인력감축은 당초 목표였던 1만5000명 감원을 채우라는 것이며 최근에는 잠잠한 상태다.
적자사업부문은 매각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케이블TV망 외에 위성사업부문도 매각하라는 것이 요지다.
자회사부문은 한국통신프리텔, 한국해저통신, 한국통신하이텔, 한국통신공중전화만 경영권을 유지하고 나머지는 매각한다는 합의에 따라 아직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한국통신파워텔과 KTAI(미국 현지법인)를 매각하라는 것이다.
◇기획예산처 주장 =기획예산처는 공기업인 한국통신의 구조조정이 단순히 IMF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시각이다.
공기업 한국통신의 고질적 문제 해소와 이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기 때문에 한국통신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상황이 조금 변했다고 해서 구조조정 약속이 파기될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한국통신 주장 =당사자인 한국통신은 상황논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추가 인력감축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98, 99년 과도할 정도로 선구조조정을 했으며 추가적인 구조조정은 서비스질 저하 등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논리로 저항하고 있다.
위성체 매각을 통한 위성사업 정리에 대해서는 IMF 당시만 해도 만성적자사업이었으나 최근 경기회복으로 중계기가 없어서 못팔 정도로 상황이 반전됐으며 위성방송사업까지 고려한다면 도저히 정리할 사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통신파워텔의 경우도 최근 가입자 증가추세가 확연히 나타나는 등 실적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며 추가 구조조정은 해외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법인 문제에 대해서는 미주지역의 거점역할을 하는 KTAI를 매각하는 것은 글로벌화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추가 구조조정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종합정보통신사업자로의 발돋움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