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무더위 식혀주는 온라인 음악 페스티벌 인기

미 펜실베이니아주에 살고 있는 프로그래머인 브라이언 비숍은 요즈음 퇴근 후에 인터넷에서 온라인 음악을 감상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그가 최근 자주 찾는 웹사이트는 디지털뮤직 네트워크가 운영하는 디지털클럽 네트워크(http://www.digitalclubnetwork.com). 이곳에서는 지난 21일부터 「디지털 클럽 페스티벌 2000」이라는 온라인 음악행사가 열려, 더위에 지친 전세계 네티즌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의 비결은 랩의 대명사인 우 탕 클랜을 비롯해 펑크 밴드 블링크-182, 재즈 트리오 메데스키, 마틴&우드 등 음악 그룹이 200여개나 참여해 다양한 팝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주최측은 벌써 100여만명이 다녀갔으며 이달 말까지 계속되는 이번 공연의 관람객 수가 족히 3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 행사를 기획한 디지털뮤직 네트워크의 창업자 앤드루 라시지는 『온라인 페스티벌은 「우드스탁」이나 「릴리스 페어」와 똑같은 목적을 가지고 기획된 행사』라며 『바쁜 현대인들이 음악회에 직접 가지 않고도 공연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을 이용한 이런 형태의 공연은 음악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는 것을 지지하는 블링크-182를 포함한 많은 밴드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다. 블링크는 미국음반산업협회(RIAA)에 의해 저작권 침해혐의로 피소되어 있는 온라인 음악 사이트 「냅스터」를 위해 최근 자선공연을 열기도 했다.

또 재즈 트리오인 메데스키, 마틴&우드도 이번 온라인 공연으로 새로운 팬들을 확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스 주자 크리스 우드는 『사람들이 공연을 보다가 마치 TV 채널을 자꾸 돌리듯이 다른 사이트를 들락날락할 수도 있다』며 『중간에 아예 콘서트 관람을 포기할 수도 있지만 우연한 기회에 음악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클럽 페스티벌은 지난 94년 텍스트와 이미지만 전송하는 방식으로 시작된 후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 지난해에는 뉴욕에 있는 25개 클럽에서 100여개 밴드의 공연을 실황 중계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파트타운에 거주하는 프로그래머 비숍 씨는 『인터넷 콘서트를 통해 직접 찾아갈 수 없는 음악공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며 즐거워하고 있다. 요즈음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네티즌 여러분, 한여름 밤 무더위를 식혀주는 온라인 음악 페스티벌을 한번쯤 찾아보면 어떨까요.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