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수렴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사회, 가정, 정치 등 모든 형태의 생활을 지원하기에 충분한 환경을 만들었다. 우리가 이 책에서 시종일관 제시했듯이 가상공간이라는 새로운 세계는 거래가 이루어지고 소비자와 접촉하며 부가 창출, 분배되는 모든 것의 중심이 되고 있다.
우리가 이 책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가상공간은 복잡한 규제 및 법률에 대한 저항과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속성 그리고 원시적인 생존조건 등 개척자로서의 특징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다.
존 페리 발로 같은 사람은 무어의 법치과 멧칼프의 법칙으로 추진력을 얻은 디지털기술 덕택에 가상생활이 실제생활을 점점 더 앞서감에 따라 가상공간 역시 이 같은 개척자적인 특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만일 그 예상이 맞는다면 개척사회의 속성을 이해하는 것은 그 곳에서 비즈니스를 수행하고자 하는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이것은 특히 발로가 가상공간의 「이주자」라고 부르는 30대 이상에게는 중요한 일이다. 그들은 인터넷을 모르고는 살아 갈 수 없는 첫 세대로 가상공간의 「토박이」들이다. 이 토박이들은 벌써 몸을 들썩이면서 그들의 경제적 근육을 수축시키기 시작했다. 머지 않아 이들은 당신의 고객이 될 뿐만 아니라 당신의 종업원, 주주 나아가 관리자나 회사 임원이 될 것이다.
약 100년 전에 시카고 세계 콜롬버스 박람회에서 역사학자 프레드릭 잭슨 터너는 신대륙에 관한 역사연구 과정에 전환을 가져온 한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미국의 변경 개척시대는 공식적으로 끝났다며 서부 개척이 미국사회뿐 아니라 서유럽 전체에서 수행한 역할에 대해 새롭게 인식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미국 역사에서 변경개척의 중요성」이라는 논문에서 터너는 야만과 문명이 만나는 지점인 변경의 개척은 미국 고유의 경험이며 이는 미국에 개인주의, 민주주의, 민족주의를 가져다 준 한편 동양과 구대륙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경 개척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현대 세계의 발전을 가져왔다』고 말하면서 『황무지는 정착민들을 길들였다』고 결론지었다.
이러한 터너의 말을 가상공간에 적용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미국 서부가 무상의 토지덕분에 발전한 것이라면 가상공간은 무상 컴퓨팅 능력과 무상의 대역폭(무어 덕분에), 무상 소프트웨어(멧칼프 덕분에)에 힘입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이 두 경우 모두 그 결과로 나타나는 사회현상은 가공되지 않은 사업환경을 제공한다. 『원시적인 사회는 발전된 사회의 복잡한 사업적 이해관계를 이해할 만한 지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터너의 말처럼 말이다.
미국 서부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제보다 훨씬 낭만적으로 포장된 것도 많지만 본질적으로 가상공간과 변경 개척지간에는 유사점이 많다. 서부가 무법천지가 아니었듯 가상공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외부자들 특히 구세계로부터 그들을 지배하려고 온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사실 서부는 동양과 구 세계의 법적, 상업적 전통을 때로는 노골적으로 바꾸면서 급변하는 환경에 맞게 신속하고 능률적인 방식으로 사법권을 행사하고 상거래를 규제하며 분쟁을 해결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