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인력 스카웃 파동 2회전 돌입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간의 인력 스카우트 파동이 2회전에 돌입할 조짐이다.

지난 5월 삼성전자가 서울지법 북부지원에 낸 LG정보통신 신용억 상무(전 삼성전자 유럽통신연구소장)에 대한 「전업금지 및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졌으나 LG정보통신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 판결내용 및 갈등점=지난 28일 서울지법 북부지원(재판장 김기수)은 『피신청인 신용억은 오는 11월 28일까지 LG정보통신 및 계열사, 출자회사 등에 취업해서는 안된다』고 판결했다. 일단 삼성전자의 판정승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그러나 신 상무의 실질적인 전업금지기간이 9개월여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채롭다. 즉 삼성전자가 주장한 「3년간의 전업금지」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신 상무의 LG정보통신 취업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정보통신은 『11월 28일은 신용억 상무가 삼성전자에 퇴직의사를 밝힌 시점으로부터 9개월여에 불과한 기간』이라며 『그때까지 기다려도 신 상무의 전직이 보장되지만 법적 대응을 펼쳐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LG측은 삼성전자의 유럽형 이동전화(GSM) 개발인력 44명에 대한 스카우트 금지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에 주목, 이번 판결이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삼성전자의 주장=삼성은 재판부의 이번 결정으로 기술 훔치기와 다름없는 첨단 분야의 핵심 기술인력 부당 스카우트가 사라지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수년간 기술인력 양성과 첨단기술 개발투자를 통해 축적한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기술인력 스카우트에 대한 법률적인 기준이 세워졌으며 앞으로 부당 스카우트가 사라지되 도의적, 법적 책임을 전제로 하는 자유로운 인력이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LG정보통신의 반발=LG는 『이번 가처분 결정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라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전업금지기간이 1년에 불과한 데다 실질적인 효력발생기간이 9개월여에 불과하기 때문에 신 상무가 LG정보통신 GSM연구소장으로 직책을 수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